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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로서/[임장후기]_발로밟고, 눈으로 담아온 세상

[임장기] 구룡마을과 영등포 쪽방촌

by Fidel / 밤바람 2024.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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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입미다.

오늘은 최하급지 임장을 다녀왔습니다

아.. 미리 고백하자면,

지난주에 성남 중원구/수정구 임장을 다녀왔는데,

그걸 중급지 임장이라고 큰 착각을 했었네요;;; 어허허허허..

그나저나, 오늘은 비가 엄청 와요.

조원분께서 어제 저녁에 물어보십니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 임장 갈 수 있나요?????"

"넵!!!! 닥치고 임장!!!!"

(하.. 이 감정라인 잘 모르시면 충격 받았겠다.;; 크흑)

어쩄든. 아침 일찍 나섭니다!!!

26분 GTX인데!! 10분전에 나서다 보니..

다급함이 느껴지는 인증샷!!ㅎㅎㅎ

주말 아침 GTX는 제가 전세를 냈습니다. ㅎㅎㅎ

한칸에 딱 한분만 앉아계십니다..

(어허허허허. 이래가지고 수익성이 나겠나 원...)

개포동 임장 시작

우선 나홀로.

오늘 모임은 8시인데 좀 일찍 나섰습니다.

[강의 전에 보고 가겠다는 큰 그림!!!]

구룡마을을 먼저 둘러보기 위함이었어요.

사실, 구룡마을은.. 사진 찍기도 어려울 뿐더러,

한번 길을 잘못들면 나오기 어렵거든요.

저는 2010년이었던가요?? 그때부터 매년 구룡마을에서 연탄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서,

길을 그래도 좀 아는 편이었고, 그분들을 만나도 할 말이 있었습니다.

13년 2월에도 대학교 동아리 OB들과 함께 구룡마을에서 연탄봉사를 했었다

예상 시나리오는 이랬습니다.

"거 누구요????" 라고 물어보면

"아~~ 안녕하세요.. 저는 연나운 간사입니다."

"연나운이 뭐요??"

"네 한반도 연탄나눔운동본부에요. 올해는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 미리 좀 계획해 보러 왔어요"

((봉사활동을 한다거나, 수요조사를 한다거나 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최대한 피해서 말하려 했죠))

"근데 왜 토요일날 오슈? 안쉬어요??"

"아. 제가 월요일에 보고를 해야 해서 원래 목,금에 봤어야 했는데,

추석이라고 시골 계신 부모님 농사일을 좀 도와주려고 휴가를 냈어서, 어제 오늘 보고 가려구요!"

"어이구, 효자네, 그래. 잘 보고 가슈~"

"네 어르신, 저 사진 몇장만 좀 찍겠습니다!!"

뭐 이런 시나리오랄까요 ㅎㅎㅎ

자, 구룡마을 현재 상태에 대해 좀 보고 갑시다..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142939.html

 

 

 

‘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25층 3520세대 아파트 단지로

서울시가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변경해 682세대 주택을 추가 공급한다. 서울시는 지난 29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개포(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개발계획

www.hani.co.kr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517012

 

"주민등록까지 마쳤는데…" 구룡마을 개발 무산

서울 최대규모의 판자촌 구룡마을 개발이 결국 무산됐습니다. 강남구와 서울시가 끝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건데 주민들은 개발이 안 된다면, 수도와 전기 등 기반시설 설치라도 해 달라고 요

news.sbs.co.kr

 

다시 결국 개발이 무산됐군요. ...

오늘 임장 분위기가 흉흉할 것 같습니다.

개포동과 분위기를 좀 비교해 보려고, 구룡역에서 내립니다.

나오자마자 있는 개포고등학교에서는 "중간고사 일정"을 알려주고 있네요.

뭐, 어찌됐든 강남이라는 거죠???

임장을 다니면서 자연히 알게 된 사실.

좋은 단지에 이렇게 외따로 떨어져 있는 복도식은 임대아파트!!!

아마 맞을겁니다.

구룡마을을 가려 해서 그런가.

왠지 더 잘 보여요

여기 임장을 한 다섯번은 온것 같은데

오늘 참 느낌이 다릅니다.

이전에 오면서는,

"와... 여기 진짜 천지개벽이네... 학교도 저렇게 커????" 라는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구룡마을하고 진짜 한블럭 차이구나.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따 보면 알겠지만,

노랑색 횡단보도는 언감생심;;;;

2만세대 교통지옥이니가, 구룡마을역을 세워달라는 플랜카드...

과연 이사람들은 구룡마을이라는 말을 쓰고 싶었을까요??

개래블이라는 역 이름을 쓰고 싶지 않았을까요???

"구룡마을"이라는 단어를 쓰면

왠지 "해줘야 할것 같지 않냐?" 라는 마음을 들게 하려고 한건 아닐까요??

하는 ... 저도 '삐뚤어진' 마음을 가지고 봅니다.

어차피 부동산은 정치적인겁니다.

이기적인거에요.

익숙한 도선여객 종점입니다.

그래도 예전엔 여기 건물 안에서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도선여객 건물은 왼쪽으로 새 건물을 지었고, 여기는 구룡마을 지주택 추진위가 진을 치고 있네요.

조심스럽게 구룡마을 임장을 시작해 봅니다

마을 입구부터 재활용 , 폐지, 고철 을 모은 고물상이 보입니다.

(사진에는 많이 담지 못했지만, 구룡마을에만 이런 고물상이 10개는 되어 보였습니다. ... )

선거철도 아닌데?? 무슨 벽보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뭔가 해서 보니

요기 재개발 관련한 대표를 뽑는 거네요.

뭐,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따위는 없는 듯 합니다

(흠.. 어찌 보면 여기는 오른쪽 당은 안나올 것 같기도 하구요)

뭐가 보이시나요.

녹음이 보이시나요??

제 눈에 보였던건...

저 너머에 보이는 건 지붕을 눌러둔 돌들, 미처 정리하지 못한 가재 도구들입니다.

몇년전부터 비슷한 뷰입니다.

임시 이주한 세대도 있고, 아직 이주하지 않은 세대도 꽤 있어요.

 

이건 고철상인지, 집앞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안보이실지도 모르겠지만, 여기가 다 사람 지나다니는 길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사진입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집 아래로는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실외기와 LPG가 같이 있는 모습은 왠지 위태로워 보이구요

연탄 보일러를 때는지, 연통도 나와 있는데요...

저~~ 앞으로는 개포동의 신축들의 위용이 엄청나네요.

구룡마을은 :"미니소방서"가 참 많습니다.

소방차가 들어오지 못하니까 그럴겁니다.

사고나면 주민들이 알아서 꺼야 하는데....

불났을걸 생각해 보니, 대책이 안설거 같아요..

한채 불 나면 그냥 다 탈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현대백화점 임시주차장"이라는데.

여기 주위에 현백이 어디 있죠...???

찰나가 찍혔습니다.

저 노란 우산을 주목해 주세요....

저기 공간이 뭘까요??

네...공동화장실입니다.

사실, 설마. 했는데,

처음 봤을때는 고속도로 위에 있는 화장실이나, 해수욕장 혹은 마라톤 뛸때 사람 몰리면 만들어 놓는 임시화장실이라 생각했는데

저 앞쪽에 있는 골목에서 한분이 나오시더니 저기로 들어가시더라구요... .

약간 소...름.. 이었습니다.

여기 그래도 강남구인데요...

지금.. 우리는 2024년인데요;;

응답하라 1994의 도봉구에서도 못본 장면이었는데요;;;

여기는 시간이 멈췄을까요??퇴화했을까요..??

조금 더 들어가 봅니다.

(오늘은 그래도 비가 많이 와서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이른 시간이기도 해서 다행히 사진을 많이 건졌어요)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니.

뭔가 동네하고 참 안맞는 단어에요....

네.. 여기 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입니다.

집 대문이 없는 집들도 꽤 있구요.

사실, 대문이 없고 전등은 켜져 있는... 아이들 소리가 들리는 집도 하나 있었는데

차마 사진은 못찍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렇게 마음이 아파본 적이 있었을까요...

냉장고를 집어넣지 못했겠죠...'

집안이 작아서일수도 있구요

규격으로 지은 집이 아니니, 냉장고가 안들어갔을 수도 있죠.

구룡마을 통합회장을 뽑는답니다..

저 앞으로 보이는 단지는 디퍼아..입니다.

하...

여기 사시는 분들은 얼마나 마음이 힘들까요.

40년전부터.. 아니 87년부터 사셨다는 그분은, 저 앞의 디퍼아, 개래블이 올라가는 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을까요...?

어찌보면 이제 악만 남지 않으셨을까요???

네.. 여기도 공동화장실요...

조원분이 물어보십니다

"여기 불도 안켜졌는데. 진짜 사람 사는거 맞아요????"

 

네 맞습니다...

여기 "거주가구"라고 붙어 있잖아요...

구룡마을의 제일 높은곳으로 가면. 이런 곳이 있어요ㅕ..

휴식공간인가요..?

내려오면서도 몇장 찍어 봅니다.

연탄도 있어요.. .

"하.. 저렇게 놓으면 연탄 비 다 맞아서, 일산화탄소 대박인데..."

아마도, 작년 연탄이 남은거겠죠.

장마를 거치면서 많이 삭았을텐데...

구룡 마을에 편의점 "따윈"없습니다.

마을에 유일하게 있는 마트?? 입니다.

간판도 없죠... 안 단게 아니고 못달았을꺼 같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이 동네에서 나오는 어르신 분들 몇분을 봤는데

그냥 일상에서 뵙는 분들이었어요.

아니, 차라리 꽤 수수하게 차려 입은 분들이셨어요.

서울 어디를 가서 봐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이분들도 "불법건물"에 사는 .. "구룡마을"에 사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으셨던거겠죠..

마음이 참 쉽지 않은 구룡마을 임장이었습니다.

영등포 쪽방촌

짧지만 겁나 강렬하다.

강의가 끝나고 느즈막히 영등포로 출발해 봅니다.

영등포는 나름... 회사 가까운곳이라

예전에 금천구 살때 환승을 했던 곳이기도 해서

"뭐 얼마나 매운맛이겠어.."하는 마음이었어요.

강남역에서 2호선을 타고 신대방역을 지나니.. 목소리가 커지는게 느껴지네요.

구디역에서 승차하신 어느 노인분이 크게 소리를 지릅니다

"아 좀 빨리 빨리 타지 왜 못타고 있어!!!!"라고

닫힌 지하철에서 밖을 보고 소리를 지르십니다...

뭐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시 문이 열리고 중노년의 여성분이 상기된 얼굴로 들어오시네요.

(저는 당연히 부부인줄 알았는데 ) 소머즈 귀이신 서울4채님이... 들으시고

나중에 남매간이라 알려주시네요.

어이쿠 그래도 그르치

뭐 저리 크게.....소리를.. .(짠남매 인증.)

문득 압구정 현백 앞 어르신들이 생각납니다..

여튼.. 1호선을 갈아타고 영등포역에 내립니다...

6번 출구로 나와봅니다.

어이쿠....강렬하네요.

나오자마자 옆을 돌아보니, 노숙자 한분이 널부러져 있으십니다.

구룡마을과는 약간 차원이 다르네요.

사람들이 활발히 움직이는시간이라, 그 곳에 대고 사진 찍을 용기가 안나더구만요.

뒤쪽으로 좀 더 쑤욱 들어가봅니다.

앞에 계신 분이 약간 휘적휘적 걸어가는 것 같아요..

"술을 드셨나....??" 하고 생각만 합니다.

군데군데 모여있는?? 널부러져있는 쓰레기들이 마주합니다.

앞에 가던 어르신은 갑자기 신발을 벗으시고선, 다시 휘적휘적 하십니다.

메인으로 들어가 보니

"홈리스 센터"라는 곳이 보여요.

안에서는 몇몇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고 계시네요.

저 앞에서 뭔가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좀 더 앞으로 가 보니, 술을 거나하게 한잔 하신 아저씨들이 끼리끼리 모여 있으시네요.

조원분이 물어봅니다

"아니 이분들은 뭐 이렇게 밖에서 술을 먹고 있어~~??"

제가 약간의 설명을 해 봅니다.

"이 분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시는 분들인데,

아침에 새벽같이 나가서 일이 있으면 일을 하러 가시지만, 일을 못구하면, (오늘 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막노동 일도 없으시니,

아침부터 할 일이라곤 술 먹는 것 밖에 없으셨을꺼에요" 라고.

저 앞으로 가 봅니다.

또 큰 고성이 막 들리네요.

아저씨하고 아줌마하고 이야기를 하는건지, 싸우는 건지,

뭔가 목소리는 소리를 막 지르는데, 아줌마는 그냥 의자에 앉아서 듣고서 뭐라뭐라 삿대질 비슷하게 합니다.

... 음.. 일상인가 봅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쪽방촌 임장이 끝나갈 무렵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아저씨 한분이 저 앞에 계시네요.

전봇대를 잡고 비틀비틀 하시네요.

아... 노상방뇨군요.

우리 조는 저만 남자고 네분은 여성분이었는데,

저희를 힐끗힐끗 봅니다. (물론 뒤돌아서서요..)

뭐라뭐라 말씀하시는데 잘은 못들었어요.

얼른 자리를 뜨려는 조원분들을 이끌고 요기도 들어가 봅니다.

(사실 덩치 겁내 좋은 저도. 여기 .. 혼자는 못들어 가겟더라구요)

상대적으로 요기는 조용하긴 합니다.

길을 건너 돌아오는 길.. 아마 이쯤이었을겁니다.

골목 사이로, 잘 빼입은 "밤에 라이딩"을 하실것 같은 언니들이 얼핏 보이네요.

영등포역을 몇번이나 와 봤지만 이런곳이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영등포역 번화가를 한번 보고 가기로 합니다.

제가 예전에 금천구 가산동에 회사가 있었을때, 가끔 동기들과 왔던 곳입니다.

(생각해 보니 회식은 이곳으로 온적은 없네요.

회사 앞에서 간단히 먹던가, 차라리 강남으로 갔었던거 같아요)

하.. 지금 생각해 보면 이놈의 회사는 왜... 여의도에 잘 있다가 금천구로 갔을까요..

당시 역삼으로 입사했던 동료들이

"가산동으로는 못다니겠다"며, 회사를 그만뒀었는데, 그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이곳은 참 재미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오늘 들더라구요.

모든 세대가 어우러진 듯한 곳??

뭐, 갈데가 여기밖에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

영등포역이 나름 신세계 백화점도 있고, 롯데백화점도 있는데, 이런곳이 있었구나!! 하고 알게된 오늘이기도 하구요.

아는 만큼 보이는 구나!! 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임장을 마치며

타임스스퀘어 쪽에서 영등포역쪽으로 가는데,

한 가족이 보입니다.

갓난쟁이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것 같더라구요

얼굴에는 근심이 없어 보이셨습니다.

저는 근데...

"하... 저 아이는 이곳이.. Base가 되겠지???,

얼른 저 부모가 이사갔으면 좋겠다.

최소한 영등포 역 주면,... 나가요 언니들이 바로 옆에 있는... 쪽방촌이 바로 옆에 있는.. 이곳에선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3강에서 쏘쿨님이 말씀하셨던 아이 압사사고..

"부모가 무식해서 그래.. 부모가 죽인거야" 라는 말이 다시 생각나며,

아는 만큼 보인다.

공부, 제대로 해야겠구나. 하는 다짐을 하게 된

하급지 임장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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