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님, 우리 신입 강의때도 해 주시는 건가요?
어제 OO공사의 1박2일 강의를 끝내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한 젊은 남자분이 찾아오셨다.
9월에 신입사원들이 꽤 들어오는데, 그때도 오냐는 거였다.
"아. 9월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그때는 제가 오는건 아니고 다른 강사님이 오실꺼에요"
"아.. 그런가요?"
왠지 기분이 좋다. 자존감이 올라가는 듯 하다.
사실, 1박 2일 하면서 첫날은 그래도 잘 풀리는 듯 했는데, 둘째날 실습이 전체적으로 잘 안나와서
'아, 다음차수에는 어떻게 바꿔야 할라나'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이렇게 물어봐 주시는 게, 강의가 좋았다. 후배들에게도 내가 해 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해 주시는 듯 했다.
강사로서 이런 순간이 참 자존감이 올라가는 순간이다.
"네. 이 교육이 워낙 차수가 많아서 저희 강사가 한 다섯분 되거든요. 신입강의는 9월말에 한다고 들었는데,
그때는 다른 강사님이 오실겁니다. "
"네, 근데 저희 신입이 70명이 넘는데, 이렇게 한반에 진행 되나요?"
"아닙니다. 두개반으로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얼굴이 밝아지면서 알겠다시면서 퇴근하셨다.
음.. 뭐지?
뭔가 좋다 말았다..의 느낌이다.
강사에게 필요한 것.
자존감, 자신감.
사실 어느 직군, 직업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필요한건 자존감과 자신감이다.
이 일을 하고 있으면서 내가 나답다는 자존감과
이 일을 누구보다 잘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
어제와 같이 "강사님이 다시 또 오시나요?" 라는 말은 자존감을 올려주는 동시에, 자신감이 차오르게 하는 말이다.
나는 이런순간을 "뽕맞는다" 라고 한다.
비록 어제 찾아왔던 분이 진짜 물어보고 싶은 것이
신입 사원 교육의 방법. 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진행한 강의을 듣고 이런 질문을 했다면,
이틀간의 강의에 만족했기 때문일거다.
그러지 않았다면, 만족도 조사에 썼겠지, 별로라고, 이런 교육 왜 하냐고.
강사가 잘 못한다고.
((어, 만족도 조사에 썼을라나? 생각해 보니까, 내가 그걸 받은 적은 없으니.;;;ㅎ))
특히 프리랜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자존감과 자존심이 매우 중요하다.
한 만큼 돈을 벌게 되는건데,
하고 있는 일이 내 자존감을 올려주거나, 유지시켜주지 못한다면?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떨어진다면?
이 일을 지속하기 어렵다.
직장인이라면 고과가 좋지 않아도 월급이라도 계속 나올 수 있겠지만
프리랜서는 그렇지 않다.
평가가 좋지 않은 순간, 수입이 줄어든다. 결국 이 일을 지속하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가져야 할 태도는?
강사는 타고 나는 것일까? 아님 강의를 잘 할 수 있는 성격이나 기질이 있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어느정도 그게 있다고 본다.
버크만 검사를 했을때 사회복지 항목이 대표적이다.
남을 돕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강의를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말잘하는 사람", "유려하게 말하는 사람"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솔직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말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애가 높거나 일에 대한 의미가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 일이 나의 일, 우리의 일에 얼마나 의미가 있고, 이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잘 하지만,
이것이 지금 참가한 학습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
(사실, 지금 내 머릿속에 말을 유려하게 하는 어떤 한사람이 그려져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학습자에게 도움이 되겠다!'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강의를 잘하려면, 아니 프리랜서의 모든 직업이 그러할 것 같은데,
연습만이 살 길이다.
내가 강의 Skill 멘토로 생각하는 김미경 강사는
TV에서 진행하는 한시간의 강의를 위해 이틀을 날밤새서 연습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게 어떻게 연습으로 나오는 거냐며, 저건 애드립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고 한다.
그에 대해 김미경 강사는 그 애드립 까지도 모두 연습한다고 했다.
여기서 이런 반응이 나오면 이렇게, 저런 반응이 나오면 어떤 말로 하겠다고.
나도 격하게 공감한다.
내 강의의 신조는 딱한가지가 있는데,
어떠한 강의든 두번 이상 리허설 하고 들어간다는 거다.
이 마음이 풀어지면 강의가 망한다.
어제 OO공사 강의, 벌써 네번째다.
솔직히 말하면, 그래서 리허설을 게을리 했다.
한번 쑤욱 보고 '이렇게 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내가 세운 나의 다짐을 어긴거다.
그러다 보니 바로 나온다. 내가 생각한대로 안나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강사에게 필요한건 리허설이고 연습이다.
너무 당연하지만 신임 강사일수록 더 해야 한다.
업계에 뛰어든 신입 강사, 특히 나같은 - 회사 내에서의 강의 경력은 많지만 밖에서는 모르는 사람들- 사람은
진짜 리허설이 필요하다.
그래서 강사에게 필요한 태도는 의외로 겸손함이다. 겸손함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것이 리허설이다.

P.S
얼마 전 MBTI 전문강사 웍샵에서 NT, NF이신 분들은 일부러 리허설을 안한다고 하시기도 하더라
똑같은 이야기가 나오는게 싫단다.
이해도 된다. 우선 그 컨텐츠가 내 머릿속에 똭! 각인되어 있으면 가능하다.
MBTI로 무슨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다 설명할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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