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님, 7월말에 시간이 되세요?
어제 오후, 사무실에 있는데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발신자를 보니 하이프라자 OOO선임이다.
지난번 하이프라자 지점장님 강의 후 감사메일을 보냈는데,
그 메일이 계속 오류나다가 이제야 간 모양이었다.
"책임님 안녕하세요. 메일을 주셨더라구요~ 이제야 봤습니다."
"아~ 네네, 제가 메일 주소를 잘못써서, 다시 보냈더니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프리랜서시라구요? 그럼, 저희가 강의의뢰를 해도 되는건가요?"
들어보니 7월 말에 팀장 교육 대상이 있고,
직접 강사 컨택을 하면 비용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하여 연락을 준거였다.
생각보다 촘촘해진 강의 계획
의뢰된 날짜에 일정을 봤다.
이런, 지금 있는 회사에서 맡겨진 장기 교욱 과정이 한참 진행중일때다.
고민이 된다.
"선임님, 이때 제 일정이 하나 있긴 한데 조정을 해 볼께요, 정확한 내용 알려주세요"
대상자와 일정, 계획을 알려주신단다. 제안서를 요청받고 끊었다.
다시한번 캘린더를 본다. 생각보다 일정이 빡빡하다.
지금 있는 6월만 그나마 널널할뿐, 7월부터는 강의 하는날이 많고, 8,10월은 벌써 거의 Full이다.
이게 맞나...?
여러가지 생각의 "맞나"? 였다.
첫째는, 장기 교육이 이렇게 많이 들어오는게 맞는가? 였다. 사실 나는 외부 강의를 하기 위해 현재 회사에 입사하지 않고 외부 강사 계약을 한건데, 8,10,12월은 3주 이상을 여기에 메어있게 생겼다.
내 능력을 인정해 주신거라고 볼 수도 있긴 한데, 이렇게 되면 외부 강의를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내가 바라는 상황은 아니다.
둘째는, R&D할 시간, 책 쓸 시간이 없다.
지금 당장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강의를 하기 위해 나왔다.
그러려면 AI도 더 배워야 하고 책도 써야 한다. 그리고 내 과정을 개발해서 Pilot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강의가 꽉꽉 채워져 버리면, 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기분이 참 묘하다. 좋으면서도 걱정된다.
집에 오며 생각해 보니, 미래를 위해서는 유튜브도 해야 한다.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가면 안된다.
현재 떨어져 있는 것에 만족하며, 혹은 헉헉대며, 당장 떨어지는 강사비(열매)만 따먹으면 금방 고갈된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야 한다.
문득, 나보다 먼저 퇴사한 선배이자 동료이자 친구가
"1년에 한달씩 외국살이하기"를 했던 게 생각났다.
그때는 '잘나가나 보네' 정도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안식년.. 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식월이 필요하다.
이렇게 강의로 계속 내달리면 내 지식도, 열정도, 체력도 고갈된다.
그러니 그걸 채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대로, 내가 하고 싶은&해야 할 것 들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생각하며 할자. 생각하며 살자.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레버리지도 필요하다.
집에와서 아내와 맥주 한캔을 나눠 먹으며 고충을 이야기 해 본다.
아내는 참 신기하다했다. 한달도 안됐는데 어찌 이러냐며,
아내에게 부탁했다.
매니저를 해 달라고,
강의 일정 정리와 강의수입 들어온게 잘 들어왔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흔쾌히 해 준단다.. 어? 왠일??
"사무실이 있어야 하는거 아녜요?"
지금 있는 회사에 발을 좀 뜸하게 해야 겠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아내가 하는 말이었다.
뜸하게 해야 하는 이유는.. 이제 차츰 외부 강의가 많아질꺼고,
그 강의들중에 일부는 현재 회사를 통해 들어왔던 교육과정의 담당자가
나에게 (다른 과정에 대한) 교육의뢰를 할 수 있는데, 그 상황이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만들어낸 강의가 월 500만원, 혹은 월 10일이상 강의가 생기게 되면 만들어야 할거 같아"
"좋아, 그럼 그 사무실은 내가 꾸며줄께, 내가 하고 싶은거 다 해야지"
어?? 아내가 왠일?
왠지 아내가 더 신난 듯 하다.
내가 회사 다닐때는 이런 반응이 없었는데?
왠지 내 기분이 좋은게 아내 기분도 좋은건가? 싶다.
이런 좋은 레버리지라면 환영이다.

"당신은 참 재밌어~~"
란다. 뭐가 재밌냐고 했더니,
집에서는 이렇게 2% 부족한 사람인데 밖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냐고 한다.
흠흠흠.. 뭐, 그렇지.
시간당 1200만원이라는 김미경 강사도 집에가면 천상 엄마고 아내인걸.
그래도 많은 생각과 결론을 이룬 하루였다.
좀 더 생각하며 살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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