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무한대패집 언제가?
오후 세시반, 히키코모리인 둘째가 안방에서 뒹굴거리며 휴대폰을 가지고 놀다가 나한테 툭 한마디를 던진다.
'언젠가' 대패삼겹살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무한대패삼겹살집에 가자! 라고 했었는데,
이번 어린이날을 맞아 가기로 한거다.
전날까지도 집앞 치킨집을 갈까? 무한대패삼겹살집을 갈까? 를 고민하던 둘째는
고기!!!를 외치며 기분좋아라 했다.

더 좋은거 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사실, 이렇게 결정하고도 마음 한 켠은 항상 아리다.
이게 뭐 큰거라고, 어린이날을 맞아 가야 하나.. 싶기도 하다.
동료들은 일주일에 서너번 배달을 시키기도, 저녁에 그냥 툭 나가서 패밀리식당을 가기도 한다.
아마 오늘같은 어린이날에는 선물도 안겨주고, 아이들과 더 좋은 식당에 가서
아이들에게 맛있고 좋은 기억을 선물해 줄 것 같다.
경제, 재테크 공부를 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외벌이인 나는, 이렇게 하지 못한다.
이미 지난달에도 가계는 마이너스가 찍혀 있다.
오늘같이 한번 외식을 하면 8만원이 나간다.
내 한달 용돈이 10만원을 넘지 않는데.
그나마 나는 대부분을 회사에서 쓰지만, 집에서 아이들을 챙기는 아내도 용돈이 15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있기에 허리를 졸라매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같은 어린이 날에는 마음이 아쉽다.
제발 아이들이 이걸로 서로를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이 동네에 이사온 이유중 하나도, 학군지일수록 이런거 비교 잘 안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꿈을 제단하지 말자.
그러다 퍼뜩 생각을 고쳐먹는다.
'사실, 이거 다 나 편하자고 하는거 아닌가?'
어릴때 좋은 학원 보내는거,
몸에 좋다고 아이가 원하지 않는 뭔가를 먹게 하는거..
이런것들이 결국 아이를 위해서라기 보다, 내 마음이 편하자고 하는건 아닐까.. 싶었다.
차라리. 아빠와 한강에 자전거 타고 가는 라이딩 한번
엄마와 손잡고 도시락 싸서 나가는 한강 소풍
내가 벌어서 내가 처음 사 본 밥값.
이런 "경험"들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랄까.
그렇지 않은가. 성인이 된 나도 지금 생각이 나는건
광주에 올라와서 거의 매일 먹었던 "라면"이다.
그때, 얼마나 어려운 상황이었으면, 거의 매일 저녁 라면을 먹었을까.. 라는걸 커서야 알게 됐으니,
어머니의 그 마음은 얼마나 어려웠을까 싶은거.
어린이날 자주 놀러가지는 못했다.
진도에 가서 배한번 탄 기억이 날뿐, 다른 기억이 잘 있지는 않다.
돈으로 좋은걸 해 주는 것 보다.
시간으로 좋은 경험을 함께 하는게 낫다.
내 생각으로 아이들의 꿈을 제단하지 말자.
좋은 부모라는건.
글을 쓰고 보니,
좋은 부모의 한가지 요건이 정해진다.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하는것
그래서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는 것.
그것이 좋은 부모다.
주말에 그만 늘어지고, 아들들하고 시간을 잘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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