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220. "내가 술을 또 먹으면 x다!"-적당히..의 묘미

by Fidel / 밤바람 2025. 12. 26.
반응형

 

 

12월 24일,

새로운 팀에서 환송과 환영을 위한 회식을 했다.

팀장의 쿨내나는 "낮술" 선언과 함께 2시 부터 시작된 술자리.

집에 오니 10시가 넘었다.

회사 생활 쉽지 않아.

나도 이 팀의 새로운 멤버다.

그리고 난생 처음, 나보다 어린 사람이 팀장이 되었다.

아마 팀장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리라.

고민이 된다. 지금까지는 나이도, 경험도 더 많은 분들 아래서 회사생활을 해 왔는데,

이제는 그게 아니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나이를 x구멍으로 먹은 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그런만큼 첫 단추인 회식자리에서도 정돈된 모습과 더불어 나의 진짜 모습도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막상 술이 들어가니 쉽지 않다.

(사실 그런 사람도 없었지만) 왠지 내가 말 없이 엣헴 하고 있으면 분위기가 더 이상할 것 같더라.

"그래서 진중한 모습은 나중에 일하면서 보여주지 뭐" 생각하고

기분대로 달렸다.

1차가 끝나고 나왔지만 여전히 해는 지지 않았고,

그렇게 2차 맥주집을 달려갔다.

다행(?)히 선임급 후배들은 2차가 시작되기 전에 집으로 가셨고,

교환이 된 네명의 선배들이자, 책임들끼리 맥주를 한잔 하기 시작했다.

(아참, 팀장은 이미 집에 갔다)

나중에는 생각도 나지 않을 뭔가의 많은 대화를 하고,

맥주를 꽤나 또 먹었나 보다.

거 참, 뭔 맛도 모르면서, 술은 왜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을라 하는지 원.

이럴땐 소주 대신 물을 가져다 놔도 모를꺼다.

아내와의 대화

그렇게 집에 오니 9시 정도 되었나 보다.

잠깐 방에 와서 또.. 혼자 맥주를 하려 하다가,

아내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새로 이사갈 집도 이야기를 해야 했고

대출 금액을 조정해야 하는 이야기도 해야 했다.

아내가 사 놓은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도..

거 뭐, 또 기억도 잘 못할거면서 식탁 앞에 앉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도 했다.

다행인건, 정확한 목적이 있던 대화는 잘 했던 것 같다.

대출금액도 조정하는거 이야기 했고, 아들들 선물 이야기도 했고,

이사가고 나서 TV를 없애고 거실에 책장을 놓자는 것도 이야기 했다.

그때라도 술을 먹지 말껄,

아내 앞에 앉아서 나는 계속 술잔을 홀짝였다.

시간은 어느새 1시를 넘고 있었다.

처절한 하루.

그렇게 일어난 아침.

(미모는 언감생심.. 에휴)

속도 안좋고 머리도 아프다.

오늘은 26일에 있을 강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도저히 될 것 같지가 않다.

아침을 먹고 다시 쓰러진다.

일부러라도 자야헸다. 오전은 이렇게 날리지만 오후라도 해야 한다.

11시쯤 다시 일어나 잠깐 자료를 정리해 본다.

안되겠다. 바람이라도 좀 쐬고 와야지.

간단한건 되는데,좀 복잡한 자료는 또 안된다.

오후 네시, 어째 글른거 같다.

차라리 오늘 잠을 일찍 자고 내일 새벽에 일어날까? 생각을 해 본다.

그렇게 잠깐 다시 잠을 잔다.

6시반, 어째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아! 강의안을 업데이트 한다.

어? 생각해 보니, 오늘 8시부터 주식 공부 스터디가 있다.

10시까지 다행히 스터디도 잘 마친다.

한시간, 강의안을 좀 더 업데이트 하고 자러 간다.

아.. 진짜 처절한 하루다.

무엇이든 쓰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

난생 처음이랄까...

오후에 둘째하고 장난을 치는데 속이 울렁거리며 토할 것 같다 -_-;;

내가 술을 다시 먹으면 개다. 아주 개.

평생 이런 생각을 해 본적 없는데, 어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체력이 안좋아진건가. 술깨는 힘이 부족해 진건가.

솔직히, 술이 뭔 죄가 있는가. 잘못 사용한 내가 나쁘지.

술한잔은 긴장도 풀어주고 혈액순환도 잘 하게 해 주니, 잘만 사용하면 너무 좋은 도구지.

얼핏, 술을 그렇게 좋아하셨는데,

2005년 위암 수술 즈음하여 예순도 되지 않으셨는데 술을 끊으실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가 생각났다

끊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술이 맛이 없다 하셨다.

나도 그렇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든다.

과한건 좋지 않다.

적정한 선을 잘 찾아야 한다.

무엇이든 쓰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술은 잘 쓰면약, 과하면 독이다.

적당히..를 위한 노력

술이 일정 이상 들어가면 "적당히"는 안된다.

그러니, 일정 이상 들어가기 전에 끝내는게 맞다.

어찌 보면 차라리 술을 먹지 않는게 나을 수도 있더라.

배가 차면 술 생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집에 오면 밥부터 먹으려 한다.

어찌 보면 새해엔 삼시 세끼를 잘 챙겨먹고 운동을 하는게 나을 수 있곘다.

혼자 먹지 말자.

아버지 음주 습관 때문인지 자꾸 혼자 홀짝이기도 한다.

세상 알코홀릭의 모습이다. 그럴때는 차라리 배부르게 먹는게 낫다.

움직이고 운동을 하자.

열심히 운동을 한 날은 나에 대한 자부심이 뿜뿜이다.

그러니 술을 안먹으려는 마음이 더 강해진다.

정 안되면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술에 대한 것도 결국 메타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게 중요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