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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202. 경험부자. [여행을 떠나요]

by Fidel / 밤바람 2025.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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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점심때는 한시간 남짓, 이 책을 들으며 산책을 한다.

서울로 출근할 때는 운동할 곳이 없어 그냥 산책을 선택하면 되는데,

평택으로 출근을 하면 사내에 피트니스 센터가 있어, 선택지가 하나 더 있다.

산책을 할까, 운동을 할까.하고.

어제는 그냥 책이 더 듣고 싶어 산책을 선택했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선택지가 없으면 그냥 하는데, 더 좋은 선택지가 있으니 고민을 하게 되는.

예전에 JB를 하며 "식당개선위원"을 하던때가 생각난다.

구성원들의 식당에 대한 백한가지 제언사항을 들으며

"식당이 없으면 '식당이 있으면 좋겠어요!!!' 하나 나올텐데

식당이 있으니, 이렇게 요청사항이 백만가지가 나온다"

여튼 그렇다고.

경험의 소중함.

책을 읽으면서, 아니 들으면서 놀랬던 점이 몇가지 있다.

첫째, 이렇게도 글을 쓸 수 있구나.

처음에는 "뭐 자기 일기를 글로 써 놨대? 자기 일기를 돈내고 읽으라는 건가?" 싶었다.

듣다 보니, 생각보다 얻게 되는것들이 많다.

둘째, 성우vs배우

이 책은 박정민 작가가 직접 읽어준다. 처음에는 둔탁한, 목이 쉬는듯한 소리가 영 거슬려서

'혹시 성우가 읽어주는 버전 없나' 싶었는데,

배우가 직접 읽어주다 보니 맛깔나게 살리는 문장들이 꽤 있다.

듣다 보니 툭툭 웃게 된다.

마지막. 경험의 중요성.

이 책은 박정민 배우가 겪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겸손하게 뭐 아무것도 아닌 척 하지만,

아르바이트 한 이야기, 배우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 여행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 등을 툭툭 풀어낸다.

나도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 돈모으기 vs 경험채우기

나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 R&D 할 때, 한번 해외 출장을 가면 한달 이상씩 가는데도, 어디 여행을 가지 않았다.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게 대부분이기도 했지만 쉬는 주말에도 그냥 호텔에 머물러 있기 일쑤였다.

마케팅 업무를 할때 그렇게 해외를 자주 들락거렸지만, "브라질은 위험해!" 라는 생각으로 나가지 않았다.

언젠가 글로벌 PM회의가 브라질에서 있었다.

한국에 있는 마케팅 담당자 들과 CEO, 본부장까지 모두 브라질에서 2박 3일간의 회의를 하게 되는 자리,

평소 친분이 있던 제품 마케팅 차장님이

"여기서 이과수 폭포 어떻게 가요?" 라고 물어본다.

당연히 알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어.. 저 안가봐서 몰라요" 라고 했더니, 눈이 똥그래졌다.

 

다음날, 그분에게 물어본다.

"알아보셨어요?"

"아, 내일 회의 끝나고 갈꺼에요, 1박하고 와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으로 했어요"

"와. 멋지시네요, 얼마에요?"

"백팔십만원 정도 하네요"

"헉, 그렇게 비싸요???"

"흠.. 비행기 타고 일부러도 보러 가는데, 180이면 진짜 싼거죠"

사실 이해가 잘 안갔다. 180만원이면 아내에게 명품 백을 하나 사줄 수도 있고,

저축을 해 놔도 수십년 후에는 꽤 큰 돈이 될 수도 있을 터였다.

이런 경험은 꽤 있었다.

프랑스 출장을 갔을때, 함께 간 동료들이 주말을 이용해서 이웃나라에 놀러간단다.

50만원정도씩을 걷어서 다녀온단다. 안갔다.

이태리 밀라노 출장을 갔을때, 주말을 이용해 제품 테스트 겸 피렌체를 다녀오잔다.

막내라서 운전해야 할 사람이 필요해서 갔다.

같은 출장에서 스위스 융프라우를 가자고 했다 또 운전할 사람이 필요하단다.

갔다 왔다.

지금 생각해 보니, 피렌체와 융프라우를 갔다온 경험이 꽤 크다.

많은 것을 배우는 여행이 되기 위해

[인디워커] [이름보다브랜딩] 등의 책 7권 이상을 쓴 박승오 작가와 함께 회사 생활을 하던 시절

그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여행 배낭의 무게는 두려움의 무게다" 라고.

생각해 보면 나는,

하루 이틀 어디 갈때도 바리바리 모두 싸간다.

이일, 저일이 있을때를 모두 대비해 간다.

아마도 혼자 여행을 가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혼자 여행을 가면 이것저것 다 싸갈꺼다.

불확실성이 그렇게 싫고, 집에 있는걸 다시 사면서 돈 쓰는게 그렇게 아깝다.

박정민 작가는 책에서 말한다

"가보시라" , "해보시라"라고,

지금 이 나이가 되어 보니, 참 아깝다.

경험을 하지 못한 그 시간들이...

생각해 보면, 지나온 삶에서 많은 걸 배운 시간은 "의외성"에 있었다.

모두 계획하고, 내 바운더리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던 사건과 시간들보다는

그렇지 못하고 경험하게 된 시간들 속에서 많이 배우게 된다.

그래서 그럴까.

여행을 혼자, 혹은 친구들과 다녀오는 사람들이 이제는 부럽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도전"을, 새로 시작하는 걸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인듯 하다.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니 여행을 좋아하는건지

여행을 좋아하니 새로운 도전도 잘하게 됐는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필요충분조건 처럼 느껴진다.

여행을 떠나 보자.

책을 읽고, 주변 사람들을 보며

"그래 여행을 해보자!" 막연히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할것 같지는 않기도 하다.

내 성향이 사회에너지 욕구가 1이라;;; 강제성이 없으면 안할걸 아니까.

다만, 아마도 지금처럼 경험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다면 어떻게는 가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 버렸을꺼다.

돈을 먼저 내버린다든가, 약속을 한다든가.

그렇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저질러 버리는 것.

나 혼자 여행보다는 가족과의 여행도 괜찮겠다.

무엇보다, 아들들에게는 여행의 참맛을 알게 해 주고 싶다.

아참. 우리 부서 막내 이야기를 곁들여 본다.

그 친구는 시간이 날때마다 혼자 혹은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간다.

속으로는 "어이쿠, 그렇게 해서 언제 돈모으고, 언제 집 살래" 라는 생각을 했던게 사실이다.

근데 지금보니,

그친구는 내 나이되면 누구보다 부자가 되어 잘 살것 같다.

결국 경험부자가 진짜부자가 되는것이 아닐까.

이번 주말, 간단히라도 시작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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