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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201. 별로인 게 적으면 좋은 거고, 별로인 게 많으면 그야말로 별로인

by Fidel / 밤바람 2025.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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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재택/휴가를 하며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내가 보기에도 허리 사이즈가 늘었다.

루틴이란게 참. 그렇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을 할 때는 다른 루틴도 잘 지켜지는데,

마음이 편한 주말 혹은 쉴때는 루틴도 잘 안지켜진다.

복잡하다. 결국 쉬는 날에도 하루 계획을 잘 세워야 루틴을 지킬수 있고

루틴을 잘 지켜야 하루가 완성이 된다.

결국 아침에 움직여야 한다.

어제, 그런 생각을 하며 점심때 한시간 남짓을 꼬박 걸었다.

회사에서는 "점심시간 1시간 사용하기 캠페인"을 하지만,

좀이라도 더 걸어야겠다 싶은 마음에 11시 40분에 나와 12시 50분에 들어간다.

10분 정도는.. 커피 한잔 한 셈 치자 생각하며.

걸으며 "박정민 산문집"을 듣는다.

듣다가, 가슴을 치는 문장이 하나 들어온다.

물론 모든 일이 다 그럴 것이다.

자신의 전공에 있어서는 관대한 시각을 갖기가 대부분 어렵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자연스레 틈을 찾고 흠을 찾는다.

어쩔 수 없이 그것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나도 모르게

‘이건 이래서 좋다.’보다 ‘이건 이래서 별로다.’를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별로인 게 적으면 좋은 거고 별로인 게 많으면 그야말로 별로인,

가히 네거티브한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깐깐해지고 재수 없어지더라는 거다.

그래서 다시 예전에 엄마 손 붙들고 극장에 가던 그 설렘을 꺼내들며 이 글을 쓴다.

<쓸 만한 인간>, 박정민 - 밀리의 서재

듣는데 가슴이 철렁하고, 머리 뒤통수를 빡 맞는 느낌이다.

"아. 나 지금 이러고 있구나.. "

그렇지 않아도 점심때 산책을 할때면,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아, 나도 인상좀 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주위 사람들은 인상이 밝은 것 같은데, 나는 왠지 인상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나이 먹을 수록 인상이 인생을 말해준다는데,

나도 얼굴에서 "온화함"과 "포근함", 그리고 "긍정성"을 띄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맘대로 안되는 것도 같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걷는다.

'나는 왜 회사에서 재미가 없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맞을까? 맞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

'그렇다면 뭘 할 수 있을까?'

뭐 이런류다.

결국, "지금이 별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거.

대학교 다닐때, 언론정보문화학부 선배, 친구들과 술깨나 먹은 기억들이 생각났다.

그 분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데,

"야, 어차피 선거는 최선을 찾는것도 아니고 차선을 찾는것도 아니야,

최악을 피하는 거지"

라는 말을 해 줬다.

그때는 그 말이 참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

요즘 투표를 할때도 그렇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최악을 피하는 것이.. 인생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방향이 되어버린것 같다.

'이게 좀 더 덜 불편할것 같아'

'이 일이 좀 더 어려운게 없을 것 같아'

말그대로 [별로인게 적어서] 선택하게 되는.

박정민 작가가 말하는 "가히 네거티브한" 선택을 하고 있는것 같다.

긍정성의 회복.

바꿔보려 한다.

좋은 부분을 생각해 보자.

상당히 쉽지 않을 것이다.

회사에서 옆자리에 앉아있는 동료가 생각난다.

그 동료는 팀장을 수년 하다가 현재는 평사원으로 내려와 있는데,

뭘 잘못해서 내려왔다기 보다는 그 본부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은 "사람들의 장점을 보려 한다"는 것이다.

나도 그걸 알고 있고, 동료 자신도 그걸 안다.

참 멋있는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도 닮고 싶더라.

닮고 싶은 동료가 옆에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긍정적으로 보기 쉽지 않을때

"OOO 책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를 생각해 보면 좀 더 쉬우니까.

그래도 안되면 그 동료에게 물어보면 되니까.

어떻게든 나도 긍정성을 회복해야겠다.

"회복"이라고 이야기 하는건.

동료들이 상호 평가에 항상 "긍정 최책임으로 돌아오세요!!!" 라고 남겨주기 때문이다.

그랬다. 나 원래 되게 긍정적인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할수 있다.

또 해 보지 뭐

작심삼일의 반복..으로

에필로그

그 동료가 언젠가 술한잔을 같이 하면서 내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 분도 그럴수도 있지 뭐" 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단다.

가끔 동료들과 회사내 누구에 대한 불만 섞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그때 내가 너무 동의를 해 주지 않는다는 거다.

나는 그게 "없는데서 뒷담화"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맞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어쨌든, 사람은 모두 양날이 존재한다.

다만, 장점을 얼마나 더 극대화하는지에 따라 달려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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