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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189. 의미를 가지고 있던 시간은 축적된다.

by Fidel / 밤바람 2025.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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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자님!,

여기 동탄2 혈액원이에요!

스트레스를 받으며, 잘 하지도 못하는 장표질을 하고 있던 오후 시간.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온다.

요즘 워낙에 스팸이 많아. 혹시 그런거 아닐까. 생각을 하다가

스팸 앱에서 아무 알림이 없길래, 전화를 받았다.

낯선 목소리로

"최민욱님 되시죠? 여#$@%^&"

무슨 소리인지 잘 안들린다. 전화하신 분의 목소리 톤이 상당히 높다.

"네??"

"아~ 헌혈자님, 여기 동탄2 헌혈의 집이에요!"

"아`~~"

그제서야 알아듣고 나니, 목소리 주인공이 누군지도 알겠다.

가면 항상 웃으며 인사해 주시던, 인사좋으신 수간호사님이다.

얼마전에도, 기념품이 몇개 나왔는데, 언제 오실지 몰라 한개 남겨놓으셨다며..

그렇게 챙겨주시던 분이다.

"선생님. 이번에 화성시에서 우수 헌혈자 표창을 하라고 하는데,

선생님 추천을 하려구요"

"아?.. 아이구 감사합니다"

"몇개 써야 할 내용들이 있는데, 언제쯤 오실 예정이세요? "

"아.. 그럼 내일이라도 갈께요. "

"그래요? 아주 급한건 아니라서, 다음 헌혈할때 오셔서 쓰셔도 될것 같기도 해요.

표창 받는걸로 추천해도 될까요?"

"네.. 저야 감사하죠!"

축적의 시간

문득 생각해 보니, 헌혈을 꽤 많이하긴 했다.

갈때마다. "언제 300회가 되지" 라고 생각하며 계산해 보는데,

'2년은 더 있어야 가능하군.' 하고 생각했던 게 떠 올랐다.

축적의 시간, 봉사 활동도, 헌혈도, 꾸준함이 필요하다.

인생이 그러하는 것 처럼.

어? 근데 사실 좀 이상하다. 내가 아는 분만 해도 350회 넘어가는 분이 있고

지난번에 헌혈하러 갔을 때, 예약자 리스트에 400회가 다 되어가는 분이 있었는데?

왜 내가 됐지?

나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

이렇게 생각이 미치니, 두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첫째, 나 혼자 받는게 아닐 수 있겠구나.

아니면, 몇명의 추천이 올라가서 그 중에 받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간호사님이 단독으로 올린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으니까.

그리고, 몇가지 서류를 써야 한다고 하면서 보내주신게 있는데, "공적조서"였다.

뭘 잘하고 있어서 표창 후보로 내는거야? 라고 쓰는거다.

둘째는, 그분과의 라포 형성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헌혈을 하러 갈때는 항상 마음이 보람차다. 즐겁다.. 까지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여유롭다.

첫째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길 바라면서 되도록 함께 데리고 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그럴까. 간호사 선생님들과도 웃으면서 대화가 잘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헌혈의집 간호사 분들은 "대화의 고수"들이다.

말도 잘 걸고, 말도 잘 받아준다. MBTI유형으로 보면 나와 비슷한 ESFJ - 친선도모형이 아닐까 싶다.

나이가 들며, "이분들이 일부러 이렇게 잘 받아주는 거 아닐까, 사실 지금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 내가 말을 하다가 말을 줄일 정도로.

어쨌든, 헌혈의 집에 가면,

항상 웃으며 인사를 하게 된다.

"어? 이번에 간호사 선생님들 로테이션을 하셨나 봐요?" 라는 말도 할 정도로 안면도 있다.

나답게 산다.

나답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나답게 선생님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한다.

나답게 아이가 자연스레 나누는 세상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것들이 축적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다.

축적의 시간이다.

아참.

이 축적의 시간을 하나씩 세고 있으면 답이 없다.

그냥, 나답게,쭈욱 하고 있으면, 축적이 된다.

뭔가 세상에 인정받은 것 같은 오늘이다.

살아온 날들에 좀 더 의미가 생긴다.

살아갈 날들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오늘도 나답게 살아보자. 길게 보면 오늘도 축적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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