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161. 시도라도 해 볼껄. (일단 해 보자. 안되면 말고)

by Fidel / 밤바람 2025. 10. 11.
반응형

 

 

이번에 서울에 집을 마련하면서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싼곳을 샀기에 주택담보 대출 나오는 걸로 잔금이 가능했어서

사실, 받을까 말까 고민이 되게 많았다.

퇴직금 중간정산

특히 노경 경험이 많은 회사 동료가 "퇴직금 중간 정산받으면 무조건 손해" 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길래

'진짜 그런가??' 하고 알아봤더니,

결국 별 차이 없었다. 그냥 내 연봉 인상율보다 수익을 더 낼 수 있도록 굴릴수 있으면 이득.

아내가 요즘 열심히 공부하면서, 주식, 빌라, 재개발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투자를 하면 그래도 1년에 3% 는 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최근 연봉 인상을 보니까 3% 가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받기로 했다.

회사의 규정에 의거, 잔금의 일정에 따라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이 다른 듯 했다.

하지만 몇번을 읽어봐도 모르겠어서, "잔금일이 O월 O일인데, 지금 신청할 수 있나요?" 라고 문의를 남겨놨다.

그랬더니, 연휴 후 어제 금요일, 아침 일찍 "가능합니다" 라고 답이 왔다.

사실 물어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원래 남자들이 이런거 물어보는거 안좋아 하는 사람들 많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도 나오는 에피소드 처럼) 물어보길 잘 했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

서류 준비하기.

마음 먹었으니, 더이상 고민하지 말고 진행하기로 했다.

퇴직금은 기본적으로 퇴직연금으로 나오는데, 몇가지 사유일때만 중간정산을 받을 수 있다.

그 중 내 사유는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사유다.

당연히, 내가 지금 무주택자라는 증빙 문서가 있어야 했는데,

24년과 25년의 "재산세(주택) 미과세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위택스에 들어가 떼려고 보니, "과세사실이 있어 미과세 증명서를 발행할 수 없다"라고 한다.

생각해 보니, 작년과 올해, 재산세를 냈으니, 당연히 미과세 증명이 안되는거였다.

규정집을 다시 본다. 케이스별로 상세히 서류가 안내 되어 있다.

나의 경우,

1. 과세 된 지역을 제외한 다른 자치 단체의 미과세 증명서를 제출 (ex 서울 OO구에서 과세 내역이 있다면, 서울을 제외한 15개 자치단체의 미과세 증명서를 제출) 이라고 되어 있다.

아. 이런. 이걸 언제 다 떼고 앉아 있냐.;

하나를 발행하는데, 써야 할것도 많고, 시스템도 빠르지 않다. 접수부터 발행까지 5분은 걸리는 것 같다. .

그렇게 다 떼고 나서 다음 을 본다.

2. 과세된 지역을 제외한 다른 행정구역의 미과세 증명서를 제출 (ex 서울 OO구에서 과세 내역이 있다면, 서울OO구를 제외한 다른 구의 미과세 증명서를 제출)이란다.

으악!!! 으아!!!

난 경기도인데!!!

세어보니 54개다... 아.. 으..

(사실, 1번에서 자치 지역만 받으라길래 뭔가 좀 이상하긴 했다)

화가 난다. 뭔 시스템을 이렇게 만들어 놨냐.

아니 그냥 딱 하나로 "여기 이외에 과실 사실 없음!!" 이렇게 하던가,

아님 납세사실 증명서와 미납없음 증명서만 딱 떼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지, 받으려면 해야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 서류를 떼어보지만 스트레스가 가시지 않는다.

단순작업이니 음악이라도 켜놓고 해야지.. 하는데

당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어라도 볼 걸.

거의 떼어 갈 무렵,

거실에 있는 아내에게 말을 툭 꺼낸다.

"아니, 무주택을 증명하기 위해 미과세 증명서를 떼는데 전국 자치구를 다 떼고,

경기도에서 화성시 동탄출장소를 빼고 53개를 다 떼라네? 뭐 이렇게 만들어 놨대?"

듣던 아내가

"에?? 진짜 그렇게 다 해야해? 전화해서 다 해야 하냐고 물어보지 그랬어!!,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했대?"

라는 말에

"공기업은 그렇게 했을 수도 있는데, 사기업이 얼마나 일의 효율성을 따지는데. 이렇게 해 놨겄어"

라고 답을 한다.

방에 들어와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르네? 물어라도 볼걸?' 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 뭐, 돈과 품이 드는 일이라고,

인사서비스 센터에 물어보면 항상 당연한 이유가 있어왔고

규정이 그렇게 되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돌아설수 밖에 없었기에 이번에도 그냥 그렇게 했는데.

물어라도 볼걸 그랬네?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아직도 다 못뗐다.

그러면서 마음에 남은 찜찜함이 하나 있다.

'혹시 아내도 다 떼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

우리는 항상 공동명의였기 때문에, 그래야 할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애써 "아닐꺼야" 라고 했는데.

물어보지 뭐,

거 뭐 얼마나 품이 든다고. .

"일단 해 보자, 안되면 말고" 정신이 필요할때구나.

인생도 항상 그렇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