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 이상하게 맘에 들지 않는 친구가 있었다.
맘에 들지 않았다기 보다, 뭔가 행동이 "왜 저렇게 가볍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한한건, 나만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였다.
다른 친구들은 가식이 없다. 며 잘 지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인줄 알았다. (실제 그랬을지도..)
그 친구의 행동을 다시 보니,
대부분 "나도 저렇게 하려고 했는데, 가벼워 보일까봐 하지 않았던" 행동들이었다.
그때, 심리학쪽에 다니던 동료 선배와 술자리에서 털어놨더니. 이런 말을 해 주더라.
어떤 사람이 이유없이 미울 때가 있다.
내가 싫은(고치고 싶은) 나의 모습을 그 사람에서 봤을때다.
참으로 맞는 말이었다.
그 이후, 한 20년동안 이 말을 잘도 써먹었다.

평소행동과 내가 원하는 행동.
이번주 일요일, 우리 독서모임인 "인생독모"의 버크만 워크샵을 앞두고
버크만 검사를 모두 완료했다.
사실, 교육을 받고 나서 처음 해 보는 워크샵이라.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
어쨌든, 검사를 하기 전부터 궁금했던 커플(부부)가 있었다.
아내분은 원래 알던 우리 독서 모임원이고, 남편분도 지난번 강점 워크샵을 할때 뵈었는데, 호감형에 성격도 좋아보이는 분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감정으로 부딫히는, 그리고 말로 표현을 잘 안하는 것 같아, 가끔씩 어두는 기운이 있었는데,
왜 그럴까 되게 궁금하던차였다.
내가 보기에, 아내분도 항상 사려깊고, 똑똑하고 야무진 분이고,
남편분은 잘 모르지만, 서로 이해를 잘 해 줄 것 같은 분이었다.
버크만 검사를 해 보니, 답이 좀 보였다.
<아내분의버크만 검사결과>

<남편분의 버크만 검사 결과>

* : 흥미, ◇ : 평소행동,○ :욕구, □ 스트레스 행동
간단히 해석을 해 보면,
아내분은 흥미가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생각도 깊고 사려깊고, 아이디어도 많다, 다만 빠른 행동을 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평소행동도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분의 욕구는 소통하는 사람, 즉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함께 하고 싶다는 거다.
남편분의 흥미는 "소통하는 사람"이다, 설득하고, 함께 하고,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과정을 즐긴다. 평소행동도 그렇다. 하지만 이분의 욕구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즉, 다른 사람이 좀 사려깊게 다가와줬으면, 너무 급하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거다.
자, 어떤가. 지금 보면, 천생연분아닌가?
생각이 깊은 아내가 원하는 남편의 평소 행동이 생각이 깊은 사람이다
소통을 하고 싶은 남편이 원하는 아내의 평소 행동이 소통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두 분은 왜 자꾸 싸울까?
첫째. 두 사람이 상대방의 욕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부부는 상대방을 배려한다. 상대방의 평소행동에서 보고, 그 사람의 욕구를 맞춰주고자 한다.
이 부부의 경우, 옆에서 보기에도 서로 배려하는게 보인다.
어찌 보면 이 부부는 배려하는 것 보다, 평소 내 행동대로 하는게 더 맞겠다.
아마도 이 부부는 연애할때 그 평소행동에서 끌렸을꺼다.
둘째, 각자가 자신의 욕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안다면, 상대방에게 표현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 나의 욕구를 모르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
"나를 잘 아니까 알아서 해 주겠지" 라는건 없다.
그러니 이렇게 서로를 알아주는 툴들이 필요한 것.
왠지 맘에 들지 않았던 나의 친구.
돌아가서,
대학교때의 나의 친구와 나는 어떤 상태일까?
아마 평소행동이 비슷했던 것 같다. 나서기 좋아하고, 돕기 좋아하고..
하지만 둘의 욕구가 달랐지 않을까?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반면 그 친구는 행동하는 사람이지 않았을까?
아마 그때 나와 그 친구의 욕구를 정확히 알았더라면 좀 더 이해하고 재미있게 지내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이것도 나에대한 메타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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