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헌혈을 하는 날이었다.

성분헌혈은 매 2주마다, 일년에 24번까지 할 수 있어서,
되도록 시간을 맞춰두고 가는 편이다.
이 견딜수 없는 강박...
내 성향인지, 성격인지.. 모르겠는데,
오늘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왼종일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내 모든 루틴이 아침시간, 늦어도 점심시간에는 끝난다.
심지어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침시간에 해 버려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거나 안맞아서 점심시간에 해야 하면 그때까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
어찌 보면 해야 할일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좋은 습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피곤하고, 고치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저녁에 첫째 아들과 함께 헌혈을 가기로 했다.
재택을 하는 날이라, 5시 땡이 되면, 집앞 미용실에 아들 이발을 하러 갔다가 6시 예약인 헌혈을 하러 가기로.
그런데 오전에 학교에 다녀와서 3시경 자전거를 타고 들어온 아들이
피곤하다고, 이발은 다음에 가면 안되겠냐고 한다.
그래서 물어본다, 헌혈도 같이 안갈꺼냐고.
그렇단다. 피곤해서 나가기 싫단다.
해야 할 일 때문에 아직 마음이 불편했는데.. 차라리 잘 됐다.
(이게 참 신기한게, 회사에 있을때는 헌혈 하는 시간에 강박이 별로 없다. 어차피 회사있을때는 못하는거 아니까)
재택이지만, 아직은 업무 시간이라, 가지는 못하다가, 5시 땡 되자마자 출발한다.
아.. 이놈의 강박.

강박에서 벗어나는 방법.
다녀오면서 오늘 저녁에 어떤 일정이 있지? 하고 잠시 생각해 본다.
아 8시 반에 전자책 수업이 있다.
음.. 갑자기 또 강박이 올라온다. 그냥 얼른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그냥 들어가지 말까?
어?? 들어가지 말까??그럴까?
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거 아니잖아?
약간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그래도 되는거구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가 강박이 생기는 경우가 크게 두가지 상황이다.
첫째, 뭔가 해야 할게 있는데, 준비가 철저하지 못할때,
예를 들어, 저녁에 버크만 복습 수업이 있는데, 복습을 다하지 못했거나, 다른 사람에 대한 해석을 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을때,
사실, 그래서 지난주에 "못하겠다"라고 선언했는데 (엄청 일이 많다는 사실과 핑계를 함께 대 가며)다행히 이번주로 미뤄졌고, 준비를 좀 했더니 강박이 약간 누그러지고 조금 기대도 되는 것 같았다.
==> 결국,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 준비를 해서 강박을 누그러뜨릴 수 있겠다.
둘째, 내가 어떻게 조절할 수 없는 일정을 자꾸 신경 쓸 때.
생각해 보면, 만약에 어제, 헌혈을 해야 하는 일정이 없었는데. 2주가 지나서 헌혈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툭 가서 헌혈을 했다면, 왼종일 스트레스 안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 생각해 보면, 내가 조절할수 없는 일정의 대부분은 "안해도 " 문제 없는 일들이 꽤 많다.
그렇다면? '이따 하기 싫으면 하지 말지 뭐!' 라고 조금은 유연하게 생각해 보면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강박이 있는 경우는, 몸이 늘어졌을때가 많다.
아. 쉬고 싶은데, 이따가 또 뭐가 있어. 그냥 늘어지고 싶은데 한시간있다가 이거 또 해야 해..
차라리 몸을 움직이는게 낫다. 에너지가 올라오면 의지도 올라오니까.
그렇지 않으면, 쿨하게 제끼는게 나을 수도!!!!
P.S. 전자책 수업은 열심히 참여했다. 10시가 되니 잠이 와서 상당히 피곤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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