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끝방 너무 아깝다.
대략 한달 전, 이사를 했다.
이전 글에도 잠깐 썼지만, 이사를 올 때 방 때문에 갈등이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쓸 서재가 없어지는 것때문에 '가장으로서의 존재감'을 생각해 봤고,
나의 심각한 모습에 아내가 한발 물러나면서 결국 내 방이 생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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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 그래도 되는 사람. 이라는건 없다.
애들이 너무 싸워서 방을 하나씩 줘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오늘, 이사를 한다. 서울에 집을 사서 가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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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적절한 좌절 』 책을 읽으면서,
역으로 내가 "아이들에게는 방이 있어야지!!!" 라고 해서 내 방을 빼려고 했는데,
아내가 이제 세팅이 다 됐다며, 이사하기 전까지는 이대로 쓰자고 해서,
우선 현재 상태대로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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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법 [책한조각 생각 한스푼 (적절한 좌절)]
어렵지 않게 책을 다 읽었다. 이정도의 책이라면, 맘먹고 앉아서 보면 3시간이면 보긴 할것 같다. 일반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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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은
안방에서 모두 자고,
방하나는 내 서재, 하나는 중2 첫째 아들놈 방이다.
발달장애인 첫째는 중2가 되며 중2병이 왔다 -_-; 짜증이 많아지고, 화도 잘 내고, 동생하고 많이 싸운다.
다행히 엄마 아빠와 애착은 잘 형성되어 있어서 금방 풀리고 다시 금방 장난 치곤 한다.
그래도 사춘기 아들에게 방은 필요할 듯 해서 하나를 내어줬다.
그런데 친구처럼 투덕이는 둘째 아들이 거실과 큰방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첫째도 방에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이틀에 한번? 친구들하고 게임할때 정도만 쓰는 듯.
그 방이 쪼금 아깝다. 그정도만 쓸꺼라면 그냥 내 방에서 같이 해도 되는데,
그래서 아내에게 말해 본다.
"저 방 좀 아까운데? 둘째라도 줄까? 아님 서재로라도 쓸까?"
"여보, 아니야 지금이 딱 좋아. 이사갈 집은 더 작을 꺼잖아~"
아내는 벌써 이사갈 준비까지 다 생각하고 있었구나.
비워야 채울수 있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나는 비어있는 꼴을 잘 못보는 듯하다.
서재도 책으로 차 있어야 하고, 책이 없으면 뭐라도 꽃아놔야 했다.
냉장고에는 얼음도 꽉 차 있어야 하고, 탄산수도 열댓개씩 넣어 놨다. 하루에 다 먹을것도 아니면서.
그러다 보니, 정작 책을 사면 끼울데가 별로 없고,
아들들이 음료수를 사오면 탄산수를 빼야 들어간다.
정작 책장과 냉장고 뿐일까.
내 캘린더를 보면 상당히 빡빡하다.

그러다 보니, 뭔가 새로운 일정을 넣기가 쉽지 않다. 시간에도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아마, 인간관계도 좀 그러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어제는 진짜 미팅이 미친듯 몰렸다.
두시에 세미나 회의를 하고,
세시에 상무님 보고를 하고
네시에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미팅을 하고
6시에 퇴근해서
7시부터 걸어가면서 독서모임 오티를 하고
8시에 버크만 스터디를 하고
결국 9시 문장수업은 못들어갔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고 갓생 산다고 하는데,

좋게 보면 인생을 열정적으로 열심히,
사실은 너무 여유없게 사는 건 아닌지
중요한건 방향.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팍! 든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설정하는 것.
어제 잠깐 본 쇼츠에 유퀴즈에 나온 13세 친구가 이런말을 하더라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요??" 라는 질문에
"세상의 속도에 맞춰가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에 맞춰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쁘고 열정적으로 사는 일상 속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 <비전센터> -를 절대 잊지 말자고 다짐하며
하루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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