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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107. 삶은 돼지고기는 뜨거운 물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feat. 처음이 어렵지)

by Fidel / 밤바람 202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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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한번이 어렵지, 두번 세번은 쉬워~"

일반적으로 음주운전이나, 마약 중독.. 이런 기사들에서 꽤 보는 문구들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도 많이 쓴다.

마라톤, 그거 진짜 못할줄 알았는데, 한번 하고 나니까 두번은 쉽더라.

강의, 나는 강의는 죽어도 안될줄 알았는데, 해보니 또 되더라. 이런 말들.

그런의미로,

나는 "할일을 남겨놓으면 안되는 사람"이었다

나는 "조기착수형 인간" 이어야 했다.

나의 '조기착수'의 역사를 보면, 40년 전인 초등학교 1학년때 로 올라간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는 집에 오자마자 해야 했다. 집에 오면 어머니께서 밥을 먹자고 하시는데,

'잠깐만요!' 하면서 숙제부터 했다. 그렇게 할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기다려 주셨다

(그때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게 칭찬이었다)

대학교때, 레포트(에세이라고 하는게 맞다고는 하는데,.. 귀에 익은 말이 레포트라) 과제가 나오면,

얼른 해야 했다. 가끔 늦게 내는 날도 있었는데, 그럴때는 공부를 안해서 '그냥 내지 말까' 했다가, 그래도 괴발개발 내기라도 하자는 심정에서 냈던 과제들이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있는 문제는 빨리 풀어야했다. 문제 해결에 대한 Quality는 모르겠고 우선 내 앞에 있는 과제가 있으면 안됐다.

독서모임을 할때도 발제문은 1번으로 냈다. 그 "해야 할 일"들이 나에게 스트레스였다.

나의 MBTI 심화 보고서, 조기착수가 100%다.

어쩔수 없이 하게 된 "임박 착수"

주말, 부모님 집에 가면서, 새벽같이 움직여야 했다.

수년동안 해 왔던 "아침 루틴"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엄청 고민이 됐다.

책읽기, 글쓰기를 하면 최소한 한시간반은 걸릴텐데, 그렇게 되면 많이 늦어질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사람들이 부지런해졌는지 주말에도 아침부터 도로가 꽤 막히는데,

휴가철이라, 더 막힐것 같다. ..

그렇다고 안하고 가자니 왼종일 마음이 불편할 것 같다.

음.. 안되겠다. 늦으면 내일까지도 일을 해야 할 것 같으니, 우선 출발 해 본다.

가면서도 "아, 루틴 언제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수 집에 도착했더니, 어머니가 "어? 생각보다 빨리 왔네?? " 라고 하시면서 식사를 준비 하신다.

이때닷!!!

얼른 글을 쓴다. 후다다다닥 쓰니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독서는 차 안에서 들은 오디오북으로 대체한다.

그렇게 임박착수 1일차를 했다.

이튿날,

휴가철의 일요일이라, 분명히 복귀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어머니에게 전날 말씀드리고, 일어나자마자 이동할테니 신경쓰지 마시라 말씀드렸다.

"그래도 집에 왔는데 아침도 안먹고 간다고?" 라는 어머니께 "에이 주말에 해남에 가서도 먹고 아까도 먹었는데요!" 라고 말씀드리니 알았다 신다.

처음이 어렵지. 해보면 할만해.

새벽 3시50분, 잠이 깼다. 부스스한 상태로 준비를 마치고 출발한다.

루틴? 아뭐, 어제도 했는데 오늘도 어떻게든 되겠지.

한번이 어렵지, 두번째 부턴 할만해.

그렇게 열심히 달려, 올라오니 7시 반..

집에 들어가면 늘어질 것 같다.

그대로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런.. 도서관 오픈이 9시란다.

아 좋아. 그럼 그 시간에 루틴을 해야지.

맨날 방안에서 쓰다가, 도서관 야외에서 보는 경치가 꽤 괜찮다.

그랬네,

항상 그렇게 조기착수의 "강박"에서 한번 벗어나보는 경험을 해 보니,

그것도 뭐 해볼만 하다.

이게 아마도 크게 생각하면 "성공경험"이겠지? 한번 해 보니 해볼만 하더라.. 하는거.

거창하지 않아도, 어쨌든 벽을 깬 순간이다.

사람의 성향은 잘 바뀌지 않는다.

아니, 이건 성향이 아니고 기질일지도.. (기질은 타고난거라 일생동안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조기착수"로 아침에 루틴을 하겠지만,

주말의 경험이 앞으로의 내 생활에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 같기도.

마지막으로.. 한번씩들 웃으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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