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좋다.
진짜 조용하다. 그치?
아침에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이야기 말미에 이런 말을 한다.
아침시간인데 새소리만 나고 조용해서 좋다며 (우리 집은 나름 시내 한복판인데 새소리가 난다 )
마음대로 문열어놓을 수 있다고 좋다고 한다.
10일전까지 우리가 살던집은 큰 대로변 바로 옆 2층이었다.
내 방에서는 백화점의 네온사인이 항상 보이고, 2층이라 바로 아래 있는 상가에서 나오던 사람들의 말소리가 다 들렸었다.
어떻게 생겨먹은 동네인지, 새벽부터 (학생들인지 사회초년생들인지 모를) 사람들의 술먹은 듯한 깔깔거림이 들리고, 수시로 담배냄새는 올라오고, 백화점 앞의 분주함과 소음이 많았던 자리였다.
하지만 나는, 그건 도시의 소리고, 어쩔 수 없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워낙에 소리에 민감하지 않은 탓도 있었고,
아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랬다. 참 조용하고 편안했다.
지금 집은 같은 단지에서 한 100미터 떨어진 곳인데, 아파트의 정원을 바라보고 있는 편이라 그런가,
지금 이 시간에도 매미소리, 새소리가 잘 들린다. 새벽시간이라 그런지 저 멀리의 차소리도 좀 들리긴 하지만.

이 조그만 차이를 '표현하는' 아내가 처음엔 좀 신기했다가, 부러웠다.
그리고 이 조그만 차이를 '느끼는' 아내가 또 부럽고 멋있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참 배우고 싶었다.
사실, 나는 이쪽으로 이사오면서 불편한것들만 머릿속으로 늘어놨다.
GTX 타러 가기도 더 어렵고,
편의점이나 마트가는 것도 오래 걸리고,
아침에 출근하는데 이전 집에서는 2층이라 그냥 슝 내려가면 됐는데, 여기선 기본적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야 했다. 우리 집이 아니라서 집에 뭐 하나 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맘에 안드는 것도 일부러라도 못본척 해야 한다.
아내도 같은 현상을 봤을텐데, "좋다"는 표현을 한다.
아마 아내도, 불편한것들이 많을텐데. 부러 "좋다"는 표현을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또한 대단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의 성찰은,
아내가 대단하다. 보다는
같은 걸 보고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 삶의 태도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
모든 걸 보고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다. 맘에 안드는, 바꾸고 싶은 것들이 있어야 발전을 하니까,
하지만, 같은 것을 보고도, 좋은 부분을 생각할 수 있는 건, 삶에 대한 여유를 찾으려 하고, 찾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인듯 하다.
삶에 여유를 갖자, 되도록 좋은 모습을 보려 하자, 특히나 사람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어제였던가? 아침 쓴 글에 "내 주위 사람들이 진짜 잘되길 바란다"는 말에 감복했고, 행동하자 했던 것 처럼,
좀더 좋은 모습을 바라보는 훈련을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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