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오늘 37도....
건물 밖은 위험해...

' 나, 요즘 좀 힘들었구나'
어제 아침, 출근을 해서 30분동안 운동을 하려고 피트니스 센터에 갔다.
요즘, 점심시간에 해야 할 일들이 꽤 떠 올라서, 운동은 아침에 하려고 하는 편이다.
동기 부여 영상을 보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열정적으로!!!" 라고 의지를 다지는데,
그 다음 영상이 "흰수염고래" 노래다,
아마, 지난번 멘탈케어 교육을 하면서,
마지막 세션에 넣을 영상에 적합한 노래를 찾아 들었던것 같은데
동기부여와 어떤 맥락에서 비슷했는지, 알고리즘에 나타났다.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때"
이 가사가 들리는데, 갑자기 소름이 확 돋는다.
..아.. 나 요즘 힘들었구나..
"말을 해 줘, 숨기지마, 넌혼자가 아니야"
순간 울컥했다. 런닝머신 위에서 눈을 손으로 가렸다..
아내가 생각났다. 요즘 항상 내 눈치를 보며, 작은 한숨을 쉬는 모습과 함께.
19년 말, 갑상선암 수술을 할때,
나는 수술하기 일주일 전까지 아내에게 알리지 않았다.
"알려봤자, 걱정돼서 울기만 하지, 내가 뭐 다 알아서 수술 잡고 했는데,
나 당신이 나때문에 걱정하는거 싫어" 라고 했다,
그때도 아내는 식탁 맞은편에 앉아,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그렇게.. 나는 내가 힘든 건, 다른 사람한테 알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어제 영상을 보면서, 두가지가 머릿속에 정리됐다.
첫째, 요즘. 여러가지 일로, 내 마음이 쉽지 않구나.
회사에서, 잘하지 못하는 일을 잘해내야 하는 내가, 애쓰고 있구나..
6년동안 공부했는데, 결국 서울 입성도 못하는 내가,, 이 현실이 쉽지 않구나.
부모님 건강이 좋지 않아서, 계속 신경써야 하구나..
그 와중에 미래 준비도 해야 하니, 매일 책 고민도 해야 하고 IT 챌린지도 챙겨야 하는구나.
아... 나 요즘 쉽지 않구나.
둘째, 혼자 끙끙하는게 맞는걸까?
세상 혼자 사는거 아닌데, 어찌 보면 아내는 내 말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회사 동료들도 말을 들어줄 수있는데.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네" 일수도 있는데.
업무시간, 회사 동료분이, 물어본다
"오늘 유난히 한숨을 많이 쉬네"
퇴근 셔틀 시간이 좀 지나도 퇴근을 안하고 있으니, 그 동료분이
"집에 같이 갈까? 태워다 줄께" 라고 하신다.
집에 오면서, 회사 내에서 마음이 힘듦을 털어놨다.
맨날 "사람의 좋은 모습을 봐야 한다"는 압박을 좀 덜어내고, 상사 흉도 좀 봤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집에 오니, 아내가 반갑게 맞아준다.
"저녁 줄께요~~" 라고 뭔가 더 밝게 인사하는 것도 같다.
요즘 내 표정이 좋지 않음을 한껏 의식한 것 같다.
"하고 있는 공부는 잘 되고?" 라고 먼저 운을 떼 본다.
역시, 아내가 눈치 채고, 식탁 앞에 앉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맥주한모금을 나눈다.
"내가 요즘 당신한테 짜증을 많이 내는것 같아 미안해요" 라고 먼저 용기를 내 본다.
그리고, 요즘 힘들었던 것들을 조금씩 이야기 해 본다.
아내는 말없이 듣기만 했다. 마음이 좋지는 않겠지.
아내도 안다. 내가 이 말을 하기 까지 얼마나 고민했을지,
아들들과 함께 잘 준비를 하면서, 아내가 평소보다는 약간 목소리가 한톤이 올라간 것도 같다.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의 모든 가장들에게.
(꼭 가장이 아니어도..ㅎㅎ)
사람의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내 주위엔 항상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
자꾸 땅굴을 파고 들어가지 말고,
"말을 해봐, 숨기지" 말자..
"난 혼자가 아니"니까.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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