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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334.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by Fidel / 밤바람 2026.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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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연휴를 앞둔 퇴근길.

월요일에 타고 출근한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갈 생각에 좋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 가면서 느낄 경치와 바람에 기분이 좋고,

연휴를 앞둔 목요일 오후, 아내가 언제 오냐고, 골뱅이소면과 고기를 맞춰서 준비하겠다는 카톡에 기분이 좋다.

다만, 오늘같은날은 한강에 사람이 엄청 많다.

특히, 앞을 보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애들을 몇번 보고 나서는 그 걱정이 좀 심해졌다.

이미 예상하고 나간 '별별 사람들이 많은' 자전거 도로

그래도 즐거운 퇴근길,

자전거 옷을 갈아입고 한강으로 향한다.

회사가 여의도로 진입하자마자 사람들이 정말 많다.

볼때마다 느끼는게 있는데,

'이렇게 여유를 좀 가져야 하는데...'라는 것.

이 사람들도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나왔는데,

나는 맨날 다니는 이 여의도에서 이렇게 한강에 나와서 여유를 가질 생각을 못하고 있는게 안타깝다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듯이, 여의도에 아내와 아이들이 와도.. 요놈들이 한강으로 나가 볼 생각을 안한다 -_-;;

어쨌든, 그렇게 진입한 한강자전거 도로,

자전거도 엄청 많다.

한강 자전거 도로에는 크게 3부류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존재한다.

첫째는 나와 같은 부류, 자전거 옷을 차려 입고, 앞뒤로 전조등과 후미등, 그리고 헬멧을 착용한 사람들.

대부분 운동이 목적이거나,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는 사람들이다.

두번째는 따릉이족, 대부분 가까운 거리의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다. 헬멧을 쓰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전거를 탈때 헬멧이 반드시 필요한걸 서울시가 모르지는 않을텐데, 아마 관리때문에 해두고 있질 못할꺼다.

세번째는 나들이족이다. 한강에서 빌려주는 2인자전거, 4인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첫번째에서 세번째로 갈수록 상황이 심각.. 하다. (내 기준이다)

첫번째 부류는 자전거 도로를 자동차 도로처럼 생각하며 자전거를 탄다. 반대쪽 차선으로는 되도록 넘어가지 않으며 되도록 도로의 오른쪽에 붙어탄다. 빨리가는 자전거를 위함이다.

추월을 할때 뒤를 꼭 체크하고, 방향을 바꿀때는 수신호를 해서 뒤로 알려주기도 한다.

따릉이족들은 첫번째 분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 잘 탄다.

그런데. 제발.. 따릉이 타면서 휴대폰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꼭 누구하고 영상통화를 해야 하는지...

한손으로 휴대폰에 정신팔려 타는 자전거가 제대로 운전될리가 없다.

양옆으로 왔다갔다,, (사실 이런분들이 있으면 한번 째려주고 나온다.. 그래도 잘 모른다. 휴대폰 보느라)

그리고, 커플로 타는 분들.. 보기 좋고 이쁘다. 그런데 제발. 나란히 타지 마라.. 도로로 보면, 신호등 없는 80km 뻥 뚤린 도로에서 1,2차선에서 둘이 시속 30km로 나란히 달리고 있는 거다. 그리고 그냥 가기만 하겠는가, 둘이 웃으며 이야기를 하니 자전거도 흔들린다. 딴에는 안전하게 달린다고 둘이 널찍이 떨어져 있다..

사실 가장 문제는 세번째부류다.

타고 있는 친구들은 너무 기분이 좋다. 모두 웃고있고 익살스럽다. 보고 있는 나는 웃다가 이내 불안해진다.

이 친구들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렇게 4인승 우측 주행이라고 되어 있지만 지키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한강에서 좋은 사람들과 기분좋게 자전거를 타고 있으니 얼마나 날아갈 것인가.

그래서 특히나 4인용 자전거를 추월할때면 각별히 주의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그냥 "지나갈께요~" 라고 가는 편이다. 그럼 이분들도 알아서 주의를 하니까.

따릉따릉 경적 울리는 것 보다 지나갈께요~라고 말하는 것이 서로 기분이 낫다

그러지 않아도 됐는데.

엄청나게 많은 기분전환용 자전거들 사이로, 자출족인 나는 이 곳을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

사람들 보는건 좋아하는데, 그래서 천천히 가도 될법 한데, 원래 그렇듯이 연휴 전의 퇴근시간은 나도 마음이 급하다. 얼른 집에 가고 싶으니까.

유난히 오늘은 학생들이 많다. "한강에서 자전거 대여 사업을 하면 대박이겠군!" 생각을 하며, 지나가는데,

앞에 가는 2인용 자전거가 중앙을 가로 막고 가고 있다.

추월의 기본 원칙은 왼쪽 추월이기에, 반대쪽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속도를 낸다.

"어어어어어~~@!!!"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두명이 타고 있는 자전거가 갑자기 왼쪽으로 확돌리는 통에 결국 부딫혔다.

아. 이런. 어떻게 해야 하지.

넘어지지는 않았다. 서로가 깜짝 놀랬을꺼다.

다치지는 않았으니, 그냥 인사를 하고 지나갔으면 됐는데,

너무 놀래서였는지, 꼰대력을 발휘하고 싶었는지, 화가 난건지 모르는 상태로 자전거를 세웠다.

그 친구들을 바라본다.

"죄송합니다." 하고 인사를 꾸벅한다..

아.. 이쯤에서 그냥갔어야 햇는데,

내 자전거를 바라보다 다시 한번 쳐다본다..

그 친구들은 여전히 가지 않고 다시 한번 인사를 꾸벅한다.

뒤에 있는 친구는 미안했는지 머리도 내밀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그래, 저렇게 진짜 미안하다는 눈으로 사과도 하는데 그냥 가자' 하고 다시 가던길을 갔다.

그때는 '잘했다, 화내지 않았잖아' 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자전거를 출발한지 1분도 되지 않아. 후회가 되기 시작한다.

얼마전에 포탈에서 봤던 이 영상이 생각났다.

https://www.youtube.com/watch?v=DUBhuVvDqVs

 

아... 괜찮냐고 먼저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 친구들도 놀랬을텐데 "안다쳤어요?" 하고 먼저 물어봤어야 진짜 어른인데..

갑자기 내가 너무 못나 보였다.

에전에, 아내도 차 사고를 당했을때, 뒤에서 받은 차가 유턴해서 도망가려 하는걸 뒤에서 잡았을때도

아내의 첫마디는

"괜찮으세요?" 였다.

'다시 돌아가서 물어볼까?' 싶었다. 그렇게라도 어른이 좀 되고 싶었다.

돌아가서 물으면 더 긴장할 것 같았다. 이 사람이 다시 쫒아왔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좀 더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예전에, 동료와 .. "팀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좋은 팀장은 못될거 같고 , 좋은 선배는 될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

누군가를 끌고 갈수 있는 카리스마는 없지만, 인생에 도움이 되는 말과 행동을 해 주는 선배는 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어오는 경우들이 많았으니까.

그런데 어제는..

' 나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나를 많이 돌아보게 된 하루였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도 나는 성장하고 있는듯 하니까.

이런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혹시라도 이런 일이 있게 되면 먼저 "괜찮아요? 다치지 않았어요?" 라고 물을 수 있는 .

멋진 어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살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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