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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289. 나만의 동굴에서 나오는 법.

by Fidel / 밤바람 2026.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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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책을 읽지 않았던 저도, 생각나는 책이 있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기억하기로 '심리학'수업에서 읽으라고 했던 책이었고, 그때도 무던히도 책을 읽지 않았는지,

수업 필독서가 아니면 안읽었나봅니다.

기억나는 문구중 하나가

남자는 감정적으로 과부하가 걸리면 ‘동굴에 들어가듯’ 혼자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여자는 이걸 외면이나 무관심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사실은 자기 감정을 다루는 본능적인 회복 방식이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 자체가 남자가 여자를 이해하고,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목적이었기에

이렇게 표현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에, '어? 나는 안그런데?'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동굴에 들어가다.

사실, 어제 아침, 매일같이 해 오던 글쓰기를 넘겼습니다.

늦잠을 잔것도 아니었고, 아침 루틴할 시간이 없던것도 아닌데,

어제는 왠지 글쓰기가 영 부질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제, 공저하고 있던 책에 대한 1차 퇴고 피드백이 있었는데

사실 엄청 혼났거든요.

전체주제와 맞지 않는다. 글이 너무 나열식이다. 등등등.

나름 벌써 세번째 공저이고, 개인저서를 쓰고 있고,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피드백을 받으니 쉽지 않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아, 한가지 더 있다면,

제가 피드백을 받을 준비가 덜되어 있기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의도를 보면 되는데 자꾸 태도를 봤거든요.

'피드백을 주는 분이 너무 말투가 강한데??'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습니다.

사람공부를 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제 성향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되게 조심하다 보니,

모든 사람이 그래야 되나보다,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어쨌든, 어제는 왼종일 힘들더라구요.

아마 수개월, 아니 수년동안 나름 열심히 해왔던 글쓰기에 대한 부정을 당했달까.

'나는 원래 글쓰기는 너무 재능이 없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해도 안돼' 라는 자괴감이었달까요?

그리고 "책"으로 미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미래가 다시 불투명해진 느낌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침에 글쓰기도 싫었습니다.

퇴고를 해야 하는데 쳐다보기도 싫습니다.

점심때 산책을 하는데도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식욕도 없어 아침 점심을 다 먹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동굴에 들어갔습니다.

동굴에서 나오는 "나만의"방법

저녁 독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제가 상당히 애정하는 독서 모임이고,

제일 선배이자 장(長)직을 맡고 있기에, 얼른 털어내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털어내야 했기 보다, 그냥 툭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독서 모임이란데가 그렇잖아요. 책 이야기 하다 보면 어차피 다 기분이든 과거든 털리는 곳이니까요.

"OO님, 나 그제 퇴고 피드백에서 너무 혼나서 오늘 뭐 아무것도 못했다?"

공저를 같이 하고 있는 동료에게 하소연 하듯 털어 놓습니다.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거든요. Flushing을 하고 싶었달까요. 얼른 이 감정을 표현해서 털어내고

어떻게든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아닌데? 피델님은 별로 안혼났는데?

글 많이 써 보신 티가 나는 글이었어요~

어?? 그랬나? 별로 안혼난건가?나혼자 힘들어한거였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 많이 써본 티'라는 말에 왠지 힘이 납니다.

다른 동료들도 '아마 몇번 써 본걸 알아서 더 강하게 피드백 하셨을지도' 라는 말씀을 해 주십니다.

왠지 힘이 납니다.

오늘 새벽 네시.

어제 11시에 들어와, 바로 잘래다가

아빠와 함께 자겠다는 둘째와 침대에서 장난을 치다가 12시에야 잠들었는데,

새벽같이 네시에 깼습니다.

1-20분은 글을 못쓰고 이렇게 저렇게 배회하는게 일상이었는데,

오늘은 켜자마자 글을 써 내려갑니다.

나만의 방법 - 메타인지.

한때, 내가 경험한 것들을 '정답'인양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때면, "다른 사람에게 고민을 나눠라" 라는 글을 썼을겁니다.

오늘 글은 '사람마다 다르다' 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처럼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 동굴에서 나오는 사람이 있을거고

혼자 셀프코칭을 하면서 나오는 사람이 있을겁니다.

며칠 시간을 두고 나면 자연스레 나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고,

원인에 대한 지식 탐닉을 통해 나오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모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면 경험을 해 봐야겠죠. 동굴에서 빠져나온 경험 말입니다.

그 경험을 잘 정리해 두면 나의 메타인지가 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아는 것.

그리고 행동해 보는 것,

누구보다 빠르게 동굴에서 나오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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