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 후배들을 만났다.
남자후배 한녀석, 여자후배 한녀석.
이전 조직에서 신입 사원들에 대한 교육을 맡았을때, 열정적으로 하던 친구들이라,
각 반의 반장들로 연을 맺었다.
항상 열정적이던 친구들이다 보니, 나 뿐 아닌 옆 조직 (인사, 조직문화)에서도 가끔씩 들리기 시작했고,
언젠가부터 일년에 한번정도? 술을 한잔 하는 사이가 됐다.
나보다 열댓살이나 다들 어리지만, 항상 배우는게 많은 친구들이다.
[생각해보면, 요즘 내 주위는 나보다 열댓살 어린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작년, 그 조직에서 현재의 조직으로 이동을 하고 난 후,
희한하게도 그 친구들하고 만날일이 더 생겼다.
나와 같은 부서에 있던 후배녀석이, 그 친구들하고 뻔질나게 연락하더니, 결국 나도 그 모임에 끼게 됐다.
뭐, 감사하지, 그 친구들 입장에서 보면 ,, 나는 세상 아재인데,
나의 말많음도, 꼰대력도, 아재력도 다 받아주는 친구들이니.
[ 또 생각해 보니, 오늘 쓰려 하는 물어보기, 듣기의 힘은 그 친구들이 이미 알고 있는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조문.
올 10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정신없이 첫날을 보내고, 10시 반쯤 넘어, 손님상을 모두 정리하고 매형들하고 술한잔을 간단히 하려는데,
밖에 누군가가 왔다.
장례식 관계자이신가?? 싶었는데,
어이쿠야. 그 늦은 시간에 둘이 운전을 해서 왔단다.
회사 휴가를 내고 싶었는데, 상황이 안되어서, 끝나자마자 만나서 내려왔더니 이시간이라고 했다.
검정색 정장을 입고 왔다.
딱 봐도 시간 내서 맞춰입고 온 티가 났다.
요즘 누가 옷 이렇게 입고 온다고..
아마 이친구들 딴에는 인터넷도 찾아보고, 누구한테 물어보고 왔으리라, 생각하니
감사함과 미안함에 눈물이 났다.
와서는 짐짓 경험이 많은 냥,
나를 위로도 해 주고, 수다도 떨어준다.
아이고.. 내가 어찌 이런 좋은 친구들을 알았을까.
좋은 사람을 얻었음에, 또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내가 좋은 선배였음에 참 감사했다.
그리고, 이친구들만큼은 꼭 챙기리라 마음 먹었다.
물어보기, 듣기
2개월여만에 만난 후배들은 여전히 나에게 깎듯했다.
둘은 막역하고, 티격태격하지만, 세상 꿍짝이 잘맞는 친구들이었다.
집에서 나가기 전, 아내에게
"고마운 친구들이라 맛있는 술한잔 대접하고 온다"고 했기에
좋은 술을 사주고 싶기도 했다. 뭐 그래봤자 막걸리였지만 ,

한 친구가, 모이기 전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물어본다
"책임님, AI 공부하는거 궁금하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어! 그랬지, 알려줘서 고마워~" 라고 내 고민을 푼다 .
고민을 듣고 난 후배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 준다.
"저도 이런거 이미지도 만들어보고, 영상도 해보고 코딩도 당연히 해 보고 있는데요.
제생각에는~~~" 이라고 말을 잇는다.
듣다 보니, '어? 저 정도는 나도 하는데? 내가 더 많이 한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든다.
이럴때 필요한건 "역본능"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구나!!"는 맞장구를 쳐준다.
좀 더 듣다 보니, 이 친구가 말이 많아진다.
이 친구가 SW쟁이인데, 공부를 꽤나 한것 같다.
어? 생각보다 진짜 많이 했구나? 싶을 정도다, 이미 앱도 개발해 보고, 랜딩페이지 이런것들도 다 했단다.
"책임님, 저하고 함께 하시죠.
책임님은 컨텐츠가 있으시고, 저는 기술이 있으니 뭐든 해 보면 되지 않겠어요?" 라고 한다.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화들짝 놀라며
"야, 지금까지 본 모습중에 제일 멋있는 모습이다. 너 원래 이런 사람이었냐? 10년만에 처음 보는 모습이야!!" 라며
놀림 20%와 용기 80%를 더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의 1번 조건은 경청이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칭찬을 할수 있다.
상대가 공감하지 못하는 칭찬은 그냥 "배설"일 뿐이다.
내 맘 편하자고 하는 배설. 그 이상도 아니더라.
춤추게 하는 두번재 조건은 "질문"이다.
(나도 잘 못하지만)항상 강조하는 질문의 방법은 "무엇에 대한" 질문이 아닌 "사람에 대한"질문을 하라는 거다.
아까 그 친구가 말한것 처럼
"책임님, AI공부하는거 궁금하다면서요" 라고 하는 질문.
무엇에 대한 질문과 사람에 대한 질문은 미묘하게 다르다.
사람에 대해 궁금해야 한다. 상대방이 그걸 왜 궁금해 하는지,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야 하더라.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묻는다. 무슨 드라마를 보듯이. 사건의전개가 궁금하다
"그래서 너는 그때 어떤 생각이었는데?", "너는 그때 어떤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바꿔야 한다. 이것이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배운다, 다시 또 배운다.
살다 보니, 도처가 배울 곳이다.
나이 쉰 정도를 살아보니, "세 사람이 걸어가면 모두가 선생이다" 라는 말을 알게 된다.
나보다 못한 사람한테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지'를 배운다고?
아니더라, 그 사람하고는 같이 안걷던데??
만나는 사람 모두가 배울게 진짜 있다.
아참, 어제 만난 그 후배는 살이 쪽 빠져서 완전 다른 사람이 됐다.
'미모가 빛을 발하니 얼른 연애해라!!' 라는 아저씨 같은 말이 생각났지만 잘 참았다.
이 또한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새해엔, 나도 운동 다시 해서 살 뺄꺼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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