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벼운 이야기로..
이번주, 팀장 교육을 진행하면서, 회사 숙소에서 잠을 자게 됐다.
한번 교육을 진행하면 오시는 분들이 100분이 넘어 200분이 되기도 하거니와, 그 분들이 팀장들이고,
무엇보다 1일차 저녁에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
나이가 들면서, 수면에도 민감하게 되었는데.
희한하게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쉬이 잠이 들지 못한다.
신기하게, 자라고 등떠미는 호텔이나, 회사 숙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상하게 그 하얀 침대시트와 이불, 그리고 베게가 이질감이 느껴진다 -_-;;;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지난 밤 꿈
희한한 꿈을 꿨다.
꿈이 말도 안되는 전개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나는 꿈속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한 초보 사업가였고, 되게 부자인 어느 사모님에게 투자를 유치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나를 인터뷰하지 않고, 나의 됨됨이를 보기 위해 아내를 인터뷰 했다고 한다. (이미 했다고..)
인터뷰 결과가 다 좋았는데 한가지에서 통과하지 못해, 투자를 안하겠다고 했단다.
아내가 말하길 "아이들 운동회때 마다 힘들었어요. 한번도 남편이 함께 간적이 없거든요" 라고 했단다.
먼저 든 생각은, '투자를 받는다는 걸 알았다면 아내가 저렇게 이야기 할 리가 없었을텐데' 였고,
두번째로 생각나서 잊혀지지 않는 생각은. "아.. 나 진짜 그랬구나" 하는 것이었다.
꿈인데.. 원래 휘발성인데

꿈의 속성
사실, 꿈은 잊혀져야 한다.
잊혀져야 건강한거다. 꿈이 그렇게 설계 되었다.

꿈은 REM 수면이 이뤄지는 깊은 수면에서 이뤄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꿈을 꾸면서도 행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받았던 스트레스나, 내면에서 어려웠던 것들을 꿈에서 행동하게 되는데,
이는 정서의 회복을 위함이라고 한다.
가끔 꿈에 미운사람이 나와서 그 친구를 때리거나, 해하는 꿈을 꾸게 되는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꿈으로
그걸 통해 회복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이 나면 안된다. 꿈은 휘발성이 강해서, 대부분 일어났을때 다 잊어버리지만, 기억이 나더라도 금방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 수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꿈들이 있다. 오늘의 나처럼.
이런 경우는 두가지인데,
깊은 수면에서 바로 깼던가, 아니면 그 꿈의 경험이 너무 강렬하던가.
나의 오늘 경우는 후자인 듯 하다. "강렬함"의 이유는, 내가 너무 그랬다 - 운동회 한번도 안갔다-는걸 알아서.
불현듯 후회되는 행동이 생각났다면.
운동회는 내 기억속에 "좋은" 경험이다.
시골에 살았던 나는, 진짜 영화나 만화속에서 나오는 ..
운동회가 되면 아버지 어머니께서 김밥을 싸 오셨고, 운동장 곳곳엔 주전부리를 팔았다.
100원 50원 하던 그 주전부리가 그때는 모두 내것 같았고,
맨날 달리기 꼴등을 하더라도 어머니 아버지는 웃어주셨다.
언젠가.. "아이들이 있으면 나도 이렇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던것도 같다.
언젠가, 나보다 더 바쁘게 회사 생활을 하는 동료가 휴가를 내면서 "아이 참관 수업"을 간다고 한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아빠"의 역할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생각해 보니, 운동회 뿐 아니라, 아이들의 참관수업도 한번 간 적이 없다.
아내가 항상 바쁜(척)하는 나를 배려해, 캘린더에 써 놓기만 할뿐, 가야 한다고 말한적이 없다.
이렇게, 오늘 아침
나는 나의 민낯과 마주했다.
다행이다. 이렇게라도 알게 되어서. 나중에 더 크게 후회할 수도 있는데, 지금 알아서 다행이다.
아내에게 말해야겠다.
운동회,그리고 참관 수업은 같이 가자고,
그리고 끝나고 나서 가족들 모두 함께 외식하자고.
불현듯 후회되는 행동이 생각났다면,
바로 바꾸면 된다. 주저하지 말자. 부끄러운게 아니니까.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가 사 주신 짜장면은 500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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