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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120. 내로남불 - 나는 어떤 사람이지? 보이는 행동과 진짜 마음

by Fidel / 밤바람 2025.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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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사 갈 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을 다녀온 후,

아내가 "집 이야기좀 해도 돼?"라고 물어본다.

금리의 흐름이나, 공급을 봤을때 아무래도 당분간은 집값이 올라갈 것 같아.

지난 2년동안의 과오 (사지 못했던) 를 뒤로하고 얼른 인 서울 해야 했다.

주중에도 회사 끝나고 매물을 보고 오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집에 오면 8시반 ,, 저녁을 먹으면 거의 그냥 쓰러져 자기 일쑤였다.

나는 어떤 사람이지?

수년동안 부동산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동산 공부가 재미없다.

한때, 하루에 집을 50개씩 봤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봤나 싶다.

찬찬히 생각해 보면, 해야 했으니까 했고, 공부처럼 했고, 사람들하고 함께 하는게 좋아서 했나보다.

MBTI 유형상 극외향인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외부 활동을 하면 항상 에너지가 날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주말에도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스터디를 하고, 임장을 했다.

무던히도 집에서 나가기 싫은 날은, 내가 늘어져서 그런거라고, 일단 나가면 괜찮을거라고,

오늘 안움직이면 내일도 움직이기 싫을거라 생각하며 나를 다독였다.

다른 툴을 공부하다가 알게 된 나의 사회 에너지.

신기하지만 어이없게도, 나의 평소행동 (보여지는, 자주 하는)은 99였고, (100번중 99번은 그렇다는 의미)

욕구는 1이었다.

즉, 엄청 에너지 높고 외향형이고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는 행동을 보이지만,

사실 내 욕구는 혼자 있고 싶다, 사람들하고 있으면 에너지 빨리는 성격이었다는 것.

이걸 알아서 그런지, 요즘엔 집에 들어오면 그냥 늘어지거나,내 방에 처박히는 경우가 더 많아진것 같다.

아무래도 이 집에 이사를 오면서 내 방이 없어진다는 것에 그렇게 힘들었던 이유도 이게 아닌가 싶다.

결국, 사실은 나는 에너지가 되게 딸리는 사람이었다.

좀 더 원활한 관계를 위하여.

나처럼 보이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좀 해 본다.

첫째, 가장 중요한건,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걸 알아야 한다.

나도 MBTI만 해 봤을때는 "나는 엄청 외향이야!!!" 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나와서 더욱 사람들을 만나고 에너제틱하게 살게 됐던 좋은 영향도 있지만,

결국 내 안의 욕구를 해소하지 못한 스트레스 행동은 더 많아진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건, 내가 어떤 사람이구나.. 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진단툴을 써 보는 것도 좋고, 나에 대해 탐색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둘째, 나는 이런 사람, 이런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평소 행동은 "행동"이라 밖으로 드러난다. (스트레스 행동도 마찬가지)

하지만 욕구는 내 안에 있어서 드러나지 않는다. 아니, 사실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내가 '나는 외향형이다!!'라고 생각한 것 처럼,

그래서 이걸 알게 됐다면,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알려야 한다.

말을 할때, 내 경험을 이야기 하면 더욱 도움이 될것 같다.

"나 사실은 사회에너지에 대한 욕구가 바닥이라, 언제든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에너지를채워져야 하더라?

근데 밖에서는 그게 안되니까, 편한곳에 오니 늘어지나봐"

라고 나를 알리는게 좋겠다.

나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스트레스를 받겠지, 그럼 "스트레스 행동"이 나온다.

지속적으로 욕구가 채워지지 못하면, 이 스트레스 행동을 자꾸 더 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자주 보이면 사람들은 당신의 스트레스 행동을 평소행동으로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셋째.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내가 바라는 것(욕구)가 해소되지 못하면 스트레스 행동으로 이어지는데,

그 전에 "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라고 알아차려야 한다.

사실 이게 제일 어렵다. 해 보니, 무수한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내 머릿속이 뜨거워지려는 순간' 혹은 '내 가슴이 차가워 지는순간' 이었던것 같다.

이 알아차림은 "코칭"에서도 많이 나온다.

사실 제일 어렵다. 그래도 시도해 볼만 하다.

다른 사람의 욕구도 알아차려라.

어제도 집에 들어오자마자 이야기를 하자는 아내의 말에,

"응.. 뭐..."라고 했더니 아내가 급격히 말이 없어진다.

지금은 쉬고 싶다는 나의 의도를 읽어버린거다.

그렇게 잠깐 쉬고 있는데, "나 집이야기좀 해도 돼?"라는 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성격이 또 그렇게 모질지는 못해서;;

그리고 아내가 항상 배려해 주는걸 아니까.

아내에게 다가가

"어, 당신은 어디가 젤 좋아 보였어요??" 라고 하니,

"... ...당신이 말을 안하면 나는 너무 갑갑해" 라고 말문을 연다.

"미안.. 내가 요즘 에너지가 너무 딸려"

"그렇지.. 힘들긴 하지"

라고 또 그걸 이해해 주는 아내가, 미안하고 감사하다.

세상은 나 혼자 살 수 없다.

내 욕구가 있다면 상대방의 욕구도 있는게 당연하다.

내가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상대방의 욕구를 채워줘라, 라고 말은 못하겠다.

하지만, 알아차림을 통해 내 욕구를 발견하고, 어느정도 해결이 됐다면,

상대방의 욕구를 들여다 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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