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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086. 원하는게 있다면 먼저 손을 뻗어라.

by Fidel / 밤바람 2025.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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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진짜 불볕이다.

퇴근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는 약 1km정도, 운동 겸 걸어오는데, 시원한 버스에서 뽀송뽀송했던 얼굴의 모든 땀구멍에서 땀이 새어 나오는 듯 하다.

집에 오며,

'요즘 내가 너무 가족들에게 신경을 안썼구나' 생각이 든다.

이사 후, 집이 맘에 안들어서 그런가, 할 일이 많아서 그런가. 아내와 가족들과 이야기 한 기억이 별로 없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마트를 갔다.

아내가 좋아하는 맥주를 한캔 사다줄까. 그러면서 맥주 한캔을 나도 해 볼까 싶었다.

"뭐 사갈 거 있어?" 라고 한 나의 전화에

"아니야, 살거는 내일 건우하고 외출겸 갔다 오면 돼" 라고 하길래, 저녁 먹으면서 피로를 풀어줄 막걸리 한개를 사 들고 집에 왔다.

샤워를 하고 막걸리를 두고 식탁에 앉았다.

요즘 아내는 할 일이 부쩍 많아져서 인지 많이 바쁘다.

주식 공부도 하고, 집도 알아보고.. 청소, 빨래, 설겆이 등등...

식세기가 없어져 설겆이를 하고 있는 아내를 보며

"이제 나도 좀 같이 할께, 너무 혼자 다 하게 뒀다"라는 나의 말에

"아니야 괜찮아, 뭐 새삼스레.." 라며 무심하게 넘긴다.

.. 뭐 한번에 될 수는 없겠지..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 밖에..

아내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표정을 보니, 오늘은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다.

왠종일 힘든게 있을수도, 아니면 나한테 불만이 있을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게 한시간을 앉아 있다가...

자꾸 아내에게 뭔가를 보채는 첫째들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다.

일단 방에 들어오니, 마음의 평화는 생기는 것 같기도하다,

나름 거실에서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긴장과 불안이 있었나보다.

그렇게 두어시간, 소일거리와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러 방문을 열고 나와 보니,

거실에 불이 다 꺼져 있고, 안방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이 장난치는 소리가 들린다.

잠깐 고민을 해 본다..

흐음.. 가서 같이 장난을 쳐 볼까.. 아니면 그냥 스을쩍 들어가서 잘까.

고민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첫째, 많이 먹지는 않은 술 때문에 아이와 아내가 별로 안좋아 할꺼다.

둘째, 지금 나의 기분도 그렇게 장난 칠 기분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며 문을 열고 침대에 가서 누워 잠을 청한다.

시도라도 해 볼껄.

아침에 읽은 『육일약국 갑시다 』에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손을 뻗어라. 적극적인 아이, 용기 내어 소리친 아이,

부끄러움을 이겨낸 아이만이 눈물과 콧물이 범벅된 떡이라도 입에 넣을 수 있다

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내 자존심을 위해서.. 어제 두번이나 주저했다.

첫번째는 아내에게 말거는거, 두번째는 아이들과 장난치는거,

사소한 걸 수도 있다. 근데 생각해 보면, .. 사실 사회생활을 하는 페르소나는 "뭔가 시도해 보기!!"를 하려 하면서

집에 있는 가장으로서의 페르소나는 "나를 먼저 존중해 줬으면!!" 하는 어린애 같은 마음이 나오기도 한다.

어제로 돌아가본다면, 시도라도 했어야 한다. 오늘은 그래 볼꺼다.

말로 "나도 설겆이 할께" 하는게 아니고, 먼저 행동했어야 했고,

"오랜만에 이야기 좀 할까?" 하고 말을 걸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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