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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076. 모든 피드백을 반영할 필요는 없다.

by Fidel / 밤바람 2025.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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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일을 그렇게 하는 거에요?

담당 임원의 챌린지를 들었다. 

 

팀장을 위한 인문 예술 세미나를 준비 했고, 담당 임원의 요청사항은 '300명은 와야 한다'였다.

2주동안 열심히 홍보하고 문자도 개별로 다 돌려보고 했지만 결국 200여명밖에 안됐다.

 

담당임원의 챌린지는 왜 중간중간 보고를 하지 않았냐이다.

본인이 지겹게까지 느껴지도록 매일 와서 중간보고를 해 달란다.

머리가 하얘진다.

할말이 있지만 하지 않았다. 아니 하기가 싫어진다.

'이렇게까지 들을 일인가?" 생각이 든다.

회사 생활 22년차, 이렇게 직접적이고 냉소적인 피드백을 받은것도 거의 처음인것 같거니와

20년 넘은 직장인이 들은 말로 치면 자존감이 상할만큼 상할 일이다.

전후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동료들이, 위로를 해 준다.

"200명 모은것도 진짜 대단한 일인데"

"아니, 그걸 최책임이 맡아서 하기 시작한게 며칠 되지도 않았잖아. " 등등.

좀처럼 풀리지 않는 나를 보며, 동료들은 한시간여동안 나를 다독다독 해 주었다.

감사한 분들이다.

이 와중에도 나는

"내가 뭘 개선해야 할까?" 라는 걸 찾아보려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일 아침, 어제를 돌아보며 쓰는 글에, 나는 무엇을 개선해야 겠다고 다짐해 볼 수 있을까? 했다.

'저 사람이 한 말은 나를 위해 한말이야' 라고 받아들여야 하나?

'피드백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자' 일까?

짜증이 났다.

그런 말을 듣는 나도, 이 상황에서도 "더 나은 사람되기"를 해야 한다는게.

난 아직은 그 정도의 수양은 되지 못한것 같다.


저녁에, 이전 부서 회사 선배를 만났다.

이제는 헤드 헌터 회사의 전무가 된 선배는, 일하는 방법에 있어 내가 매우 벤치마킹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오늘 있었던 일과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에 대해 대략의 이야기를 들은 선배는

"너는 27년까지 2년내 '비전센터'를 위한 준비를 끝내.

나야 예전에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힘들었지만,

니가 지금 하려고 하는 건, 너의 컨텐츠, 능력만 있으면 되잖아. "

라고 한다.

사실, 회사 동료도

"책임님 인생에 미세먼지같은 피드백으로 힘들어 하지 마요. " 라고 했다.

그렇다.

모든 피드백을 반영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어제의 그 임원 한마디가

나의 새 출발의 도화선이 될지도, 아니 되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이 싫어서 나가는게 아니라. 그 사람을 피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나름 열심히 했는데도, 이렇게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일은 내 일이 아닌거다.

나이 마흔일곱, 22년의 회사생활이 "이제야"안맞다고 이야기 할수도 있지만,

앞으로 살아갈날도 아직 엄청 남았으니,

더이상 "맞지 않는" 일에 에너지 그만 쏟고, 이젠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을 입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제의 일이 내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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