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잠을 아주 설쳤다.
잠을 거의 잔것 같지 않달까..
잠을 들기도 어려웠는데, 중간중간에 너무 자주 깼다.
몇번이나 처방받은 안정제를 먹을까 하다가, 아직은 한번도 먹은 적이 없기도 하고,
다음날이 주말이라, '낮에 피곤하면 좀 자지 뭐' 하고 생각하고 버텨봤다.
한때, 머리만 대면 1분 내 잠이 들던 때가 있었다.
있었다.. 정도가 아니고 수년간 그렇게 살았다.
그때는
"불면증이 있다는 사람들은 하루를 열심히 살지 않은거야, 하루 5만보 임장을 해 봐 잠이 안오는지"
라고 생각하며, 잠을 잘 못잔다는 사람들을 내심 혼자 평가하곤 했다.
사람을 그렇게 내 경험대로, 내가 아는대로만 평가하면 안되는데.

잠을 잘 못잤다는 증거.
내가 생각하는 잠을 잘 못잤다는 증거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 중간중간에 잠을 계속 깬다. 곧장 잠에 다시 들지 못한다.
둘째, 첫째와 거의 같이 이뤄지게 되는데, 잠이 들어도 든것 같지 않다.
눈을 계속 감고 있는것만 같다.
셋째, 이게 진짜 미치는 일인데, 어제의 꿈이 생생하게 다 기억난다.
꿈이라는 건, 나의 내면의 상태, 욕구가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
어릴때, 미웠던 친구를 때리거나, 동생을 심하게 폭행하는 꿈을 꾸는 경우가 꽤 있지 않았던가.
'어우 야~~~' 라고 하는 사람들은 기억을 못하는 거다.
꿈은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것도 꾸지만,
내가 화나고 열받아 있는 상황들이 나오곤 한다. 특히 '이러면 안돼!,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일이야!' 하면서
굳이 저 기억 안쪽으로 쭈욱 밀어놨던거.
그래서 내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없애주기 위해, 내 동생을 폭행하기도 하고, 심한경우는 누구를 죽이는 꿈도 꾼다.
또 그래서, 꿈은 휘발성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꿈의 주기에 의해 (깊은 수면, 얕은수면, REM수면)
그 꿈을 기억하지 못해야 하고, 자다 깼을때 꿈이 기억나더라도 잊혀져야 한다.
만약 그 꿈이 휘발되지 않고 왼종일 남아있다면 정신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나는 어떤 내면의 상태일까.
어제, 11시 반이 넘어서 잠들었다.
생각보다 잠은 빨리 들었던것 같다. 다행이다.
그러다가 깨어서 본시간이 12시 반, 1시반, 세시, 세시반, 그리고 네시에 일어났다.
이런....
꿈이 너무 생생하다.
요즘, 회사에서 타운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5월 7일이 그 D Day다.
사실 나는 그 행사에서 인프라만 신경쓰면 되고, 요즘 퇴직 관련 이슈가 있어서 별 신경을 안써도 되는데,
어제 꿈은 그러지 않았다.
내가 담당자였고, 사회자였다.
원래 그 전까지 수많은 리허설을 하는데, 어제는 그냥 본게임이었다.
뭔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촬영팀이 분주했고, 영상은 중계되고 있었고 CEO도 출동했다.
나는 우왕좌왕 했다.
큐시트는 어디갔지? 어? 무슨 멘트를해야 하더라?
이거, 진짜야? 리허설 아니야???
방송사고는 계속 났고, 그걸 보다못한 CEO는 그냥 나가버리셨고,
수행하는 비서가 나한테 한마디를 하고 갔다
"최악이라고, 사전에 수정하라고 했던 게 하나도 반영이 안되었다고 하시네요. " 란다.
그 와중에 휴대폰은 한번도 울리지 않았다.
찾아보니 휴대폰이 없다.
전화를 해 본다, 몇번만에 누군가가 받은 내 휴대폰 넘어로 어느 여성분이 전화를 받는다.
누군지 알것도 같고 모를것도 같다.
알아맞춰보란다.
내가 소리를 버럭 지른다.
"지금 바빠 죽겠다구요. 어디에요! 지금 CEO 행사가 완전 빵구 났다고!!!" 라고 했더니
상대방이 "아. 어쩐지 전화가 백통 넘게 왔더라구요" 란다.. 어이가 없다.
어느새 그 휴대폰 상대방은 아내로 바뀌어 있다. 집에 두고 갔단다.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오는 길, 앞자리 택시 기사는 옆자리에 아들을 태우며 아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왠지 옆자리 아들은 우리 첫째처럼 자폐아인것도 같다.
그걸 느낄 겨를이 없다. 나는 속이 타 죽겠는데 노래를 부르고 있는 택시기사가 밉기만 하다.
집에 왔더니 아내가 없다.
얼핏 생각해 보니, 아내가 가져다 준다고 했던것 같다.
이런, 길이 엇갈렸나보다. ..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온다.
그 다음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깼던것도 같다.
지금 나의 내면은 어떤 상태일까.
잘은 모르겠는데 아마 '혼돈'인건 맞는거 같다.
팀의 가장 큰 행사인 타운홀에서 빗겨있는 것도 불편한가보다. 나름 중요한 일을 하고 싶었나보다.
이제 홀로서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회사의 바운더리가 부러웠나보다.
내 마음이 많이 불안한가보다, 누군가를 탓하고 싶었다.
나는 쉰이 다 되어가는데, 여전히 누군가를 보필하고 챙겨야 한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나 보다.
이 꿈이 다 기억나는걸 보니,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 불면증이 생겼나 보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기
모두 부정적인것 같긴 하지만,
나의 상태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 메타인지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지금은 불안하고 초조한게 맞다.
내 생각은 그러지 않지만, 내 몸이 반응한다.
다행이다. 내가 나를 내려놓지 않아서.
다행이다, 더 잘하고 싶은 나를 확인해서.
예전에, 갑상선암을 찾아낼때도 그랬다.
눈가가 찌릿하여 병원을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대상포진이란다.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냐는 질문에.
"아뇨? 요즘 스트레스 별로 없는데요??" 라고 했더니 아닐거란다, 스트레스 받았을거란다.
그래서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졌단다. 면역체계면 갑상선 아닌가? 해서 그해 갑상선 검사를 받았는데, 암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내 몸은 내 상태를 표현해 주고 있다.
내 몸에 대한 상태를 잘 보는것, 그것이 나의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내 몸에 대한 관심을 갖자. 내 몸이 말하는 나를 존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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