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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으로서/일상_생각,정리,감사

215. 생각한대로. -메타인지, 좋은의도 - feat. K직장인

by Fidel / 밤바람 2025.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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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렇게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려고

강사 섭외도 하지 않고 보고를 했어요?

어제, 옆 팀의 팀장이 전화를 해서 회의실에서 잠깐 보자시더니, 대뜸 이렇게 직구를 날린다.

갑자기 속에서 울분이 올라온다.

아마 얼굴에서도 나타났을꺼다.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데

"알았어요, 아직 뭐 실체가 없네" 라고 말을 끊는다.

아.. 폭발할뻔.;;;

그렇게 몇마디를 섞다가,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왔다.

다 때려 치우고 싶다.

인사이동, 새로운 팀장을 맞이하며.

25년 말, 회사의 인사이동 철.

나는 팀장 교육 담당자로서 "신임리더 교육"을 준비하고 있었다.

팀장 인선 발표가 나자마자, 짠!!! 하고 팀장들에게

"환영합니다!!! 팀장님의 첫번째 공식 스케줄은 리더로서의 역량을 쌓는 것입니다!!"

라는 취지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선 발표를 일주일 남겨둔 지난 주 목요일 , 서면보고로 1차보고를 했고,

단 4일을 남겨둔 이번주 월요일, 보고를 들어갔더니, 이게 왠일.. 전면적으로 다 바뀌었다.

그리고선 새로 오신 CHO도 오신단다.

정신이 없는 와중 CHO 보고를 하기 위해선

당장 전면적으로 바뀐 프로그램의 시간표, 그리고 CHO의 강의 흐름을 잡아 보고를 해야했다.

강사 섭외는 언감생심,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렇게 화요일, 다행히 CHO 보고를 끝냈다.

그래서 이제 좀 정신 차리고 모듈 설계를 제대로 하려는 찰나.

동료에게 전화가 온다.

"책임님.

신임 팀장 과정, 저한테 인수인계 하시래요."

나도 나름 잘하고 있었고, 잘하고 싶었고, 잘할 수 있던거였는데.

뭐지? 갑자기??

나한테는 일언반구, 아무말도 없었는데???

상황을 파악해 보니, 내가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됐단다.

나한테는 말도 하지 않고.. 그렇단다.

우선 급한건 250여명의 신임 팀장 교육이 먼저다.

내가 혼자 하던 일을 세명이 붙었다. 한사람은 CHO의 강의안을 짜고, 한사람은 모듈을 짜고, 한사람은 외부 강사를 챙긴단다.

"허.. 뭐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다.

몇번을 불려갔다. history를 알려달란다.

모듈을 이렇게 만든 과정을 설명하고 이유를 설명한다. 내 생각도 이야기 한다.

그 와중에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것도 있지만 판판히 깨지기도 한다.

'이럴거면 그냥 알아서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 내 마음을 좀 더 들여다 보니.

참 아쉽고 서운하다.

나도 나름 잘 하고 있었고,

잘하고 싶었고,

잘 할 수 있었는데,

나를 들여다 보기.

메타인지, 긍정성 회복, 역지사지.

어제는 새로운 팀에서 큰 행사-회사의 전 임원이 모두 오는 만찬 자리 - 가 있는 날.

거기에 불려가서 허드렛일을 돕는다.

리허설을 하는데, 팀장이 자꾸 "지적과 지시"를 한다.

독불장군 같기도 하다.

'왜 저렇게 말을 하지?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네'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리허설 중 쉬는 시간, 잠깐의 시간에 팀장과 이야기를 해 보니, 이 분의 고충도 느껴지긴 한다.

사실 리허설이라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인데, 조율을 하고 기분을 배려하기 쉽지 않겠다 싶다.

그래서 나름 결론을 낸다

"팀장님도 잘하려고 하시는 건데,

큰 행사를 둔 상태에서는 상당히 예민해 질 수 밖에 없겠다.

그러니 이런 자리에서는 기분상해 하지 말자" 며.

아침에 있었던 옆팀 팀장의 "왜 이렇게 모듈을 짰어요? 강사 섭외도 안하고?" 라는 말을 돌이켜 본다.

여전히 기분이 별로다.

아니, 내가 과정 개발 프로세스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1차 보고시 세팅 다 해 놓은 과정, 그리고 특강강사와 모듈 강사가 다 흐트려진게 이번주 화요일이고

cho보고를 하려니 모듈을 다 세팅하라고 해서 빨리 보고하라고 한건데...

(그 와중에 나는 휴가중에 일한건데, 이런거야 뭐 배려를 바란 것도 아니지만)

억울함은 하늘을 찌르고,

무시받았다는 기분이 계속 든다. 기분이 진짜 별로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으려했는데 자꾸 올라온다.

'나보다 나이도 어린게. 자꾸 다 가르치려 들어'

세상 꼰대 마인드라 안하고 싶은데.. 쳇.

주변에 있던 동료(세명의 .. 신임팀장을 맡게 된, 그래서 옆에 있던 동료)들이 메시지를 보내온다.

"제가 다 죄송합니다."

"제가 보고를 잘 못해서, 중간에서 맘상하게 했네요. 미안합니다"

....

생각해 보니, 그 팀장도 잘하고 싶어서인거다.

더군다나 그분은 육성 경험도 많으니, 과정 개발이 마음에 안들었던거다.

잘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으니, 여유가 없어진거지..

오늘 만난 두 팀장 모두,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조급함이 나온거다.

어찌 보면, 내가 좀 더 나이가 많고 사회생활을 좀 더 했고, 책도 읽고 사람공부도 했으니,

내가 여유를 가지고 대했어야 하는게 맞다.

타인의 "좋은 의도"를 잘 알아줘야 하고, "그럴수 있겠다" 는 생각으로 봐야 한다.

잘하고 싶은 상대의 마음, 조급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이해햐는게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 나에 대한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한걸음 떨어져, 그 사람들만 보지 말고, 나의 모습도 잘 들여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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