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도 못먹었다길래,올라가면서 애들하고 먹어.
어제 저녁,
그렇게 큰매형은 마음의 짐을 덜었고, 나는 마음의 짐이 생겼다.
항상 본받을게 많은 분이다. 큰매형은.
일의 발단.
지난 주말, 땅끝마을에 계신 어머니를 방문하기로 했다.
원래, 여수에 계셨어서 우리 가족이 여수를 들러, 어머니를 모시고 해남을 가려했는데,
지난 목요일 저녁에 어머니는 이미 해남으로 혼자 이동을 하셨다.
뭐. 이때도 소소한 일이 좀 있긴 했으나. 그건 나중에 다시 글로 쓰면서 생각해 보고.
이번 방문의 목적은.
작고하신 아버지의 상속 내용 중 풀지 못한 여러가지를 모두 풀어내기 위함이었다.
시골집 상속등기를 어머니 앞으로 해야 했고,
유족연금신청을 해야했고
직불금을 받기 위한 경영체 승계를 해야 했고,
농협 조합원 탈퇴와 롯데보험 계약자 변경을 해야 했다.
인터넷으로 할수 있는건 다 했고,
아버지 사망신고 전에 왠만한건 다 처리 했다고 생각했는데,
왠걸 몇개 남지 않은 일들이 상당히 복잡했다.
무엇보다 민법상 상속인이 모두 출석해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여튼, 그래서 광주에 사는 큰매형과 큰누나도 가기로 했고,
우리 가족도 가기로 했다.
토,일에 이런 저런 서류를 다 만들고 월요일에 마무리 짓기 위함이었다.
근데 요즘에 큰매형이 영 운전을 힘들어 하신단다.
그리고 월말이 다가오며, 은행 지점장으로서도 바쁠 계획이기도 해서
어차피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누님을 우리가 픽업해서 가기로 했다.
조만간 광주에.. 이사갈 집을 봐야 하는데
그때 한번 해남 가서 모시고 오시길 부탁도 드릴겸, 이번엔 그렇게 하자고 했다.
마음의 짐을 지우다, 마음의 짐을 벗다.
월요일,
생각보다 일처리 하는데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착착착착 일이 끝났으면 오전 내 일을 다 끝내고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출발할 계획이었는데.
계획대로 되면 인생이 아니지. 쯥.
시골분들이라 아침에 관공서가 바쁘다는걸 간과했다.
거기에 월요일이니,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다행히, 계획했던 일은 다 처리 할 수 있었으나,
집으로의 출발시간이 4시가 넘어간다. 원래 계획보다 4시간이 딜레이 됐다.
광주에 들렀다가 집을 가면 10시 정도 예상이 되니, 밥도 먹지 않고 바로 출발을 한다.
사실 어머니 마음은 든든히 먹이고 싶으셨겠으나, 워낙 평소 내 행동이 막히는걸 싫어하다 보니,
배려하셨으리라.
매형이 데리러 나온대
나 효천역에 내려줘.
출발한지 십여분 되었을까. 큰누나가 이야기 한다.
광주 외곽도로 타기 바로 전에 있는 효천역으로 매형이 나오기로 했단다.
"으이그, 하여튼 남한테 신세지는건 죽어라 안해요"
그렇게 타박을 하는 내 마음은 약간의 미안함 반, 안도감 반이었다.
어찌 하다 보니 퇴근시간, 광주 안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오던 상황이었다.
가는 내내, 큰누나하고 큰매형은 카톡을 하는 것 같다.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겠지. 생각할 뿐이었다. 나도 마음이 급했으니.
그렇게 만난 큰매형의 손에는 광주에서 유명하다는 치킨이 들려 있었다.
보자마자 "밥도 못먹고 출발했다는 말 들었다"라는 말과 함께
"여기서 나가자마자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바로 외곽도로로 빠져서 고속도로를 탈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러면서 아들들한테 '나도 모른사이' 용돈까지 쥐어줬단다.
그렇게.. 우리 마음의 짐은 역전이 되었다.
지금까지 있던 마음의 짐이, 누님네에서 우리네로 넘어왔다.
마음의 짐은 털어내는 것이 우선. 이왕 할꺼면 제대로.
인생의 아주 간단한 법칙이긴 하다.
마음의 짐은 얼른 털어내버려야 한다. 그걸 큰누님네 부부는 매우 잘한다.
아니, 털어내는 수준이 아니고, 역으로 마음의 짐을 지운다.
싫다는게 아니고, 그만큼 배우고 싶다는거다.
어제의 경우, 퇴근시간에 나오면서 치킨까지 주문해서 나오기가 쉬웠을까.
용돈도 주기가 쉬웠을까.
이건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잘 안되는 부분이다.
나는 이걸 참 못하니 말이다.
출발해서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보니,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한 듯 하다.

서툴게 고맙다고 표현해 본다.
옆에 이런, 좋은 분들, 배울 분들이 있다는건 참 감사한 일이다.
빚이 많은 사람. 빛이 많은 사람.
생각해 보니, 나는 빚이 참 많다. 받고 나서 잘 주질 않았으니, 빚이 참 많다.
큰누나네 부부는 참 빛이 많다. 마음에 빚이 있으면 항상 그걸 빛나게 되돌린다.
의식하고 하는 행동이라면 빛이 날 수 없을거다. 진심이 있는 행동이라, 항상 배우게 된다.
빚을 빛으로 바꿀수 있는 사람이 되자.
하나씩 시작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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