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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그럴 수도 있겠다"의 함정, 사람냄새 잃어버린 순간

by Fidel / 밤바람 2025.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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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책임은 내가 그렇게 다른 사람 흉을 봐도

동조하질 않더라

항상 "그럴 수도 있겠다" 라고 해

어제, 팀 내 회사 동료가 한 말이다.


회식이 있었다.

어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동료하고 맥주 한잔이 꼭 땡기는 날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술을 먹고 싶게 만든 장본인하고 저녁을 함께 하게 됐다.

그제, 인문예술 세미나를 운영하는데 고생했다며, 맛있는 저녁을 사주신단다.

술자리가 별로 편하지는 않을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어차피 뭐 잘 보일 것도 없으니 그냥 맛있는 고기나 먹자' 하는 생각으로 어쨌든 잘 먹었다.

짱이 빠진 후

술자리가 무르 익고, 2차로 옮기면서 옆자리 동료와 둘만 남았다.

원래 술자리 2차는 잘 안가는데, 왠지 오늘은 그 친구와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동료는 항상 다른 사람의 "장점"을 잘 봐주고, 전략과 기획을 도맡아 하는 핵심인재이기도 했다

항상 좋게만 이야기 하던 동료가 이 말은 꼭 해 주고 싶었다며 말을 한다.

"우리가 수십번 담배피러 같이 갔는데,

그때마다 내가 상무님 팀장님 흉을 보면 최책임은 항상 .. 잘 듣고 나서

'그럴 수도 있겠다' 라고 하더라?"

"뭐 그렇지,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어"

"그래, 그렇구나.

근데, 내가 담배피러 가자고 할때는 나름 스트레스 받은 상황이라,

풀러가는건데, 그럴때는 같이 좀 욕해주고 그러면 안되나?"

사람공부의 함정

그랬나보다.

언젠가부터 "그럴수도 있겠다"의 함정에 걸려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사람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을 이해해야지, 역지사지해야지. 라고 했나보다

그러면서 그 생각들이 다른 사람을 대할때도 나왔나 보다.

얼핏보면 "사람 공부 많이 한 사람"일 수 있겠지만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겠다.

사실, 나도 다른 사람 흉 겁나게 잘 보는데..

너무 잘할까봐 저편에 접어 놓은건데..

동료가 "앞으로는 같이 흉 좀 봐줘~" 라고 한다.

그래야겠다. 일상에서 힘좀 빼고, 사람냄새좀 풍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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