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R&D 부서에서 해외향 휴대폰을 만들때, 한달 두달씩 밀라노, 상파울루, 푸네, 모스크바.. 등을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서 여행을 다녔던 기억은 별로 없다.
주말이면 그냥 호텔에서 쉬는게 편했다.
굳이...???
부동산 공부를 하면서, 임장을 많이 다녀야 했다.
가장 부러운 사람들이 "임장을 여행처럼 "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임장 한번 하려면 쉬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가면서 나와야 했는데,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은 "여행가듯이~" 나온다고 했다. 난 여행이 즐겁지가 않은데..
또, 부동산 공부를 하면서,
'해외여행 가지 마라', '돈 허투루 쓰지 마라' 하는 말들을 많이도 들었다.
그치, 한번 여행가면 한두푼 깨지는게 아니니까. 그 말이 맞다. 라고 생각했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사무실 .. (거의)막내가 어제 생일이었다.
카톡으로 생일을 축하한다고 했더니, 몇시간 동안 답이 없다.
1이 사라지지 않는걸 보니, 못본거 같다. (원래 읽씹하는 친구는 아니다)

6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답이 왔다.
태국여행을 갔단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친구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다.
BIG5 심리 검사를 해도 안정적으로 나오고, 뇌파 측정을 해도 뇌가 핑핑 돌아갈 뿐더러
항상 웃고 있는 동료라, (거의)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싶은 친구다.
(다만 20대 미혼의 여성이라. 40대 남성이 다가가는게 아재처럼 느껴질까봐 참는 중 ㅎㅎ)
이 친구는 시시때때로 여행을 간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를 하면, 돈이 모이는 꼴을 못보는 것 같다.
일년에도 서너번씩 나가는 듯 하다.
예전이라면. .
'쯧쯧. 그래가지고 돈은 언제 모을래. 나중에 후회한다. 지금 바짝 모아서 미래 준비를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을텐데. 아, 그리고 누가 나한테 물어오면 그렇게 지금도 이야기를 할 것 같기도 한데,
어제는 참 부러웠다.

같이 독모 하시는 동료님이 부산에 야구를 보러 갔단다.
부부가 함께..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와, SRT를 타고 갔으면, 교통비만 20만원이 넘는데??' 라는 생각이었다.
나는 맨날 이렇게 생각을 해 왔으니.. 그렇게 생각이 굳어진거지.
그러다 보니, 나는 "돈 때문에" 뭔가를 하지 않은게 참 많다.
저 부부의 20년후는 나와는 참 다를거라 생각이 든다.
여행은 경험이다.
요즘 드는 생각은 그렇다.
사실, 여행 뿐 아니라 모든 것이 경험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일단 해 보자" 라는 생각은, 경험을 많이 해 보자는거다.
경험이 많아야 "연결"이 되니까.
경험과, 연결의 측면에서,
"여행"은 그 역치가 최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모든게 새로운 것이고, 모든게 경험이니까.
여행을 단순히 "돈을 쓰는" 개념 혹은 "안가본곳을 가보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되지 않을까.
새로운 걸 경험하는 거니까. 그 안에서 의미를 또 발견할 거니까.
어제.. 나도 모르게 이렇게 이야기가 되더라.

인생은 경험이다. 어떻게든 연결이 된다.
여행은 젊을때는 젊을때만의 맛이 있고, 나이 들면 또 그런 맛이 있다.
여행은 경험인 듯 하다.
여행을 잘 즐겨 봐야지.
(글을 쓰고 나서 생각해 보니, 내가 어디 갈때 공부하고 간 적이 별로 없어서인듯하다.
유적지, 박물관을 볼때 그에 대한 배경지식이 하나도 없으면 하나도 재미가 없는 것 처럼..
하다못해 잠실이 "뽕밭"이라는 것만 알아도 그 동네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걸.."